[헤럴드경제=이슈섹션] 일회용 교통카드 환급기에서 카드 보증금을 빼돌린 역무원을 해고한 서울메트로의 해고 처분은 징계 형평성에 어긋나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횡령한 90만 원의 금액이 파면 처분 기준액에 못 미친다는 근거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부장 정창근)는 서울메트로 직원 A 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 무효 확인 및 임금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해고를 무효로 하고, 복직까지 월 임금 38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4일 전했다.

A 씨는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2년간 교통카드 발매기ㆍ보증금 환급기 등의 관리 업무를 맡았다.

A 씨는 승객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않고 두고 간 교통카드를 대신 환급기에 넣어 500 원씩 타내는 수법으로 1812차례 총 90만6000 원을 횡령했다.

서울메트로는 A 씨의 부정환급액이 약 400만 원이라고 고소했으나 검찰과 법원 모두 90만6000 원만 인정해 벌금 100만 원이 확정됐다.

이를 놓고 해고 처분을 받은 A 씨는 “부정환급액에 대한 회사의 파면 기준이 100만 원 이상인데, 그 금액에 못 미치는 경우에도 파면한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인사규정에 따르면 업무상 횡령이나 배임을 저지른 경우 금액을 묻지 않고 파면하게 돼 있으므로 해고는 정당하다”고 맞섰다.

법원은 이에 서울시가 제시한 형사고발 및 파면 조치 기준이 ‘100만 원 이상 부정환급 인정혐의자’에만 해당된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회사 측의 징계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또 서울메트로가 부정환급 행위를 한 111명 중 100만 원 미만인 다른 직원들은 파면 처분을 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징계 해고가 징계 대상자로 인정된 근로자들 사이에 형평의 원칙에 어긋나 징계권이 남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해고가 무효이므로 피고는 해고 다음날부터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