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이란과의 잃어버린 10년‘ 복원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주 장관은 2006년 중단된 이후 10년만에 재가동되는 한ㆍ이란 경제공동위원회 참석차 이란을 방문 중 이다. 양국 경제공동위는29일 열린다. 앞서 주 장관은 28일 이란에서 고위급 관료와 잇따라 면담하는 것으로 현지에서 분주한 행보를 이었다.
주 장관은 인프라 분야 협력을 강조했고, 이란 측은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환영하면서 금융지원을 동시에 요청했다. 압바스 아쿤디 도로도시개발부장관, 발리올라 세이프 중앙은행 총재, 알리 타옙니아 경제재정부장관 등 이란 고위급 인사와 차례로 면담하고 교역 투자와 확대는 물론 기술·투자, 금융 지원, 인력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새로운 수출 시장을 원하는 한국과 대규모 투자 유치에 목마른 이란이 만난 만큼 면담은 열띤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면담시간은매번 예정보다 30분 이상 연장될 정도로 뜨거웠다는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주 장관은 이란측에 “한국은 단기적 성과에 치중하지 않고 5년, 10년, 100년을 내다보는 장기적 시각에서 이란과 진정한 동반자적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란 산업 고도화, 이란 국민의 삶의 질 향상 등과 관련한 협력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장관은 양국 간 인프라 협력을 위한 기반 조성을 강조하면서 철도, 선박 분야 등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요청했다. 이란 측은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의 참여와 금융지원을 요청했다. 주 장관은 특히 알와즈-이스파한 철도사업(49억달러), 컨테이너 크레인 설치사업(1억4000만달러), 선박평형수처리설비 수출 등에 대한 이란의 협조를 요청했다. 선박평형수처리설비는 내년부터 의무 설치와 관련한 국제 협약이 발효되기 때문에 관련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 장관은 이란 측이 제안한 철도차량 공급 프로젝트, 이란 남북 연결 철도도로망 개량 사업 공동 조사 등에 우리 기업의 참여를 제안했다. 이란 측은 호텔, 관광, 병원, 항만 등 인프라 개발에 문호를 열 계획이라며 프로젝트별로 민자사업(BTL) 등 다양한 금융지원 방식을 혼합해 협력해나가자고 화답했다. 주 장관은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 우리나라 선사의 터미널 이용관련 애로 사항도 전달하면서 해결 방안 마련을 요청했다.
주 장관은 발리올라 세이프 중앙은행 총재와는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결제시스템 구축, 50억 유로 규모의 금융 약정 개설 등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앞서 우리나라는 미국이 이란과의 달러화 결제를 봉쇄하는 대이란 제재법을 만들자 그간 이란원화결제시스템이라는 우회 경로를 통해 일부 무역거래를 허용해 왔다.
이와 관련해 주 장관은 “유로화, 엔화 등 다른 통화에 대한 결제시스템을 조속히 구축하자”고 제안했고 이란 측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주 장관은 또 현대차의 상용차에 이란 중앙은행의 금융 전산 코드가 부여되지 않고 있어 신용장 개설 등에 문제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알리 타옙니아 경제재정부장관과는 금융 및 개발원조 지원 등 세부 금융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면담 직후 한국무역보험공사와 이란 경제재정부는 포괄적 금융협력 약정을 위한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란 경제재정부가 추천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한국 기업이 참여하면 50억유로 한도 내에서 자금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앞서 주 장관은 두바이(27일)와 테헤란(28일)에서 현지 지사 및 상사 대표와 간담회를 개최하고 애로 사항을 청취했다.
참석자들은 이란 관련 사업의 경우 법적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투자에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주 장관은 “유가하락, 중동 정세 불안 등 여건이 어렵지만 기업인들이 창의적으로 신시장을 발굴해달라”며 “정부도 금융지원과 정보제공을 확대해 우리 기업의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과 이란은 한때 연간 170억 달러가 넘는 교역규모를 자랑했다. 지난 2011년 한국은 이란에 60억7000만 달러어치를 수출하고 113억6000만달러어치를 수입했다. 당시 교역 규모 174억3000만 달러는 양국 교역 사상 최대였다. 한국 수출액은 그 다음해인 2012년 62억6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란에 대한 서방의 경제제재가 본격화하면서 한국의 대이란 수출액은 지난해 37억6000만 달러로 줄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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