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반값등록금은 공염불 실제 느끼는 부담은 상상초월 이공대 연간 등록금 1천만원 육박 결국엔 학자금 대출 의존
“수능 끝나자마자 아르바이트에 적금까지 깼는데도 학자금대출을 받아 등록금 냈어요.”
수년째 많은 대학들이 등록금을 동결하고, 교육 당국은 “반값등록금’이 실현(완성)됐다”고 큰소리 치고 있지만 여전히 비싼 등록금에 대학생들이 느끼는 부담은 상상을 초월한다.
처음으로 대학생이 된 신입생들은 등록금의 높은 벽을 체감한다.
올해 한양대 경제학부에 입학한 이지호(19)씨는 자신의 첫 등록금을 마련하느라 부단한 노력을 했다. 수능 시험이 끝나자마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 100만원과 어릴 때부터 세계일주를 꿈꾸며 모아둔 150만원을 합쳤지만 이마저도 턱없이 부족해 이씨는 결국 학자금대출 200만원을 받았다. 이씨는 “대학 등록금이 너무 비싼 것 같다. 집안 사정을 생각하면 앞으로 성적장학금이나 학생회 임원 장학금 등을 꼭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이씨의 등록금은 한 학기 350만원 가량이고 신입생이란 이유로 입학금을 99만원이나 냈다.
최근 청년단체 청년참여연대가 전국 4년제 대학 중 입학금 상위 32곳과 하위 2곳의 입학금 산정 기준 등을 파악한 결과 대부분의 대학이 입학금 산정 기준이 없거나 그 사용처가 불분명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서울소재 대학 경영학과 신입생 남우현(19)씨도 수능이 끝나자마자 쉴 틈 없이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부모님 부담을 조금 덜어드린 정도에 불과했다. 남씨는 “수능이 끝난 뒤 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친구들이랑 여행은커녕 제대로 놀지도 못했다. 그래도 이렇게나 비싼 등록금에 입학금에 용돈까지 부모님께 다 의지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사립대의 연간 등록금 평균은 734만원, 국립대는 418만원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공대 등 이공계열은 인문사회계열에 비해 등록금이 훨씬 비싸 연간 1000만원에 가까운 등록금을 부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수도권 A대학 기계공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이정건(25)씨는 “한 학기 등록금이 보통 450만원에 계절학기까지 듣다보면 1년에 학비로만 1000만원 가까운 돈이 들어간다”며 부담을 토로했다.
이씨는 “예전에 낮에는 학교를 다니고 저녁에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나름 노력했는데도 성적이 형편없이 나왔다”며 “공부만 하는 친구들을 따라 잡기는 쉽지 않고, 그렇게 학점이 떨어지면 결국 취업이 안되고 하는 악순환이 계속 되는구나 생각이 들어 아찔했다”고 회상했다. 이씨는 그 이후로 학기 중에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부모님께 너무 큰 부담을 드린다는 생각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이씨는 털어놨다.
한양대 화학공학과 2학년 이창현(20)씨는 “한 학기 등록금이 460만원이다. 방학이 되면 학교 친구들 대부분이 일터로 나간다. 함께 막노동을 할 때도 있고 단기 아르바이트를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지방 출신인 이씨는 학교 근처 자취방 월세로 평균 50만원을 지출한다. 이씨는 “부모님께서 내색은 하지 않으셔도 스스로 너무 죄송해서 매번 학교생활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한다”고 했다.
배두헌 기자/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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