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신상품’인 기업공개(IPO) 기업들이 잇따라야 하지만 시장에서 신규 상장기업을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상장 여력이 있는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IPO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IPO시장이 활성화하기 위해서 기업 실적 향상을 위한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책과 함께 상장요건 완화 등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실적 악화에 허덕이는 ‘프리코스닥’=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들어 14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 기업은 코스닥 상장사 3곳에 불과하다. 2012년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2곳, 코스닥시장 5곳 등 7개사가 신규 상장했고, 지난해는 코스닥시장에서만 9곳이 신규 상장했던 것과 대조된다.

이같은 기업의 상장이 줄어든 것은 IPO 예정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큰 요인으로 꼽힌다. 헤럴드경제가 금융투자협회의 프리보드 기업 51개사 중 실적 공시를 한 44개 기업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926억원으로, 전년(7417억2000만원) 대비 6.62%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7703억3000만원 적자를 기록해 188.26% 급감했다.

또 비상장 장외주식 거래정보를 제공하는 PSTOCK에 따르면 삼성SDS, 현대카드, 포스코건설 등 장외에서 주식이 활발히 거래되는 19개사의 실적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7.05%, 27.8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2.66% 느는데 그쳤다.

지난해 7월 개장한 코넥스시장 상장사들의 실적은 프리보드나 장외주식거래 기업들에 비해서는 그나마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ㆍ별도 기준 42개사의 매출은 전년 대비 14.78%, 영업이익은 13.33% 늘었고, 연결 기준 5개사도 전년 대비 매출액은 11.41%, 영업이익은 45.47%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기업이 6개사에 달했고,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기업도 1곳이 있었다.

▶시장 활성화 대책 시급=기업들이 IPO에 나서기 위해서는 이같은 실적 악화가 선결과제로 꼽힌다.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IPO에 나서도 시장에서 외면을 받아 자금조달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기업들이 상장을 미루는 가장 큰 이유는 시장에서 제값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며 “현재 IPO시장 부진에는 상장 제도 자체의 문제보다는 기업 실적 악화에 따른 증시 부진이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도적 지원도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코스닥시장의 상장 질적심사 항목을 간소화한다는 내용의 IPO시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코스피시장 상장심사 기간을 45영업일에서 20영업일 이내로 단축하는 ‘신속상장제도’를 도입하고, 코스닥시장 독립성 제고, 코스피시장 상장 규제 합리화, 코넥스시장 거래 활성화 등을 담은 대책도 곧 발표될 예정이다.

금융투자협회는 금융위원회와 기존의 프리보드를 전면 개편한 ‘K-OTC’(장외주식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프리보드센터 관계자는 “장외거래까지 아우르는 ‘K-OTC’를 통해 거래의 투명성과 편의성을 높일 것”이라며 “비상장기업 주식의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면 기업의 인지도 제고 효과뿐만 아니라 코스닥,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전 상장도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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