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전례 없이 강력한 결의를 채택한 데 이어 유엔 인권이사회도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결의안 성안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과 일본은 이달 24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31차 유엔 인권이사회 정기회의에 제출할 연례 북한인권 결의안 초안을 최근 마련했다고 복수의 정부 소식통이 8일 밝혔다.

EU와 일본은 이를 토대로 조만간 우리나라를 포함한 북한인권 관심국들과 협의를 진행한 뒤 관심국들에 초안 문안을 회람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들 소식통은 전했다.

EU와 일본은 매년 3월께 유엔 인권이사회에 북한 인권 결의안을 제출해 통과시켜 왔으며 올해도 이런 절차에 본격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인권이사회 결의는 북한의 4차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전방위적 압박이 강화되는 와중에 추진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 소식통은 “여러 가지 새로운 내용을 (결의안에) 포함하는 쪽으로 추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도 이번 인권이사회 결의안에 예년보다 강화된 표현이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에서 협의에 임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결의안에서 내용이 강화될 수 있는 부분으로는 북한 내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 규명(accountability) 문제와 북한 해외 노동자 문제 등이 거론된다.

지난해 인권이사회 결의는 북한의 책임 규명 문제와 관련해 북한 당국의 책임자처벌 실패를 강조하고 2014년 12월 유엔 총회의 북한인권 결의 내용을 환영하는 수준의 언급에 그쳤다.

인권이사회와 별도로 채택되는 총회 결의는 이미 2014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안보리가 북한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고 인권 침해 책임자들에 대해 선별적 제재를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바 있다.

안보리 결의 이후 북한 인권 문제가 국제적 조명을 받는 사실상 첫 무대인 이번인권이사회에서 이전 결의보다 진전된 언급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둔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도 지난달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전문가 그룹 설치, 북한 최고 지도자에 대한 조사 가능성 통보 등 책임 규명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집중적으로 권고한 상태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2일(현지시간) 제네바에서 열린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기 연설에서 “북한이 계속해서 북한 주민 보호 책임에 실패한다면 이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져야만 할 것”이라며 이 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했다.

북한 해외 노동자 문제도 유럽의회가 지난 1월 강제노동 프로그램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를 채택하는 등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이번 결의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EU와 일본이 관심국에 결의안을 회람하는 것은 오는 14일로 예정된 다루스만 보고관의 정식 보고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이사회에 정식 제출해 회기 말미인 23∼24일께 채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권이사회 결의는 47개 이사국 가운데 과반수가 찬성하면 채택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결의 내용과 관련해 “통상 이전 결의를 업데이트하는 것이 우선이고 그다음으로 새로운 요소를 검토하게 된다”며 “새로운 요소들이 어떻게 될지는 협의를 해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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