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마무리…연맹 전무이사 정모씨 등 5명 구속기소

[헤럴드경제=법조팀]대한수영연맹을 위시한 수영계가 공금 횡령과 뒷돈 상납에서부터 국가대표 선발을 둘러싼 금품수수까지 총체적 비리에 얼룩진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조직을 10여년간 장악하며 전횡을 일삼은 연맹 고위 간부의 비리 때문에 수영 선수들의 훈련 환경은 더욱 열악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대표 선수 선발 과정이 불투명했던 점이나 자의적인 연맹 운영을 견제할 장치가 부족한 점 등 구조적 문제도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22일 수영계 비리에 관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17일 대한수영연맹을 전격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착수한 이후 한 달여만이다.

검찰은 국가대표 선수 선발 등을 둘러싼 금품 거래와 공금 횡령 등의 혐의로 대한수영연맹 및 지역수영연맹 임원급 인사 10명을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에게 수영장 시설공사 등 이권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건넨 업체 대표 4명도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대한수영연맹 정모(55) 전 전무이사 등 연맹 전·현직 임원 5명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미 연맹 임원들로부터 3억원을 혐의로 10일 구속기소된 정씨는 추가로 금품거래가 드러나 추가기소됐다. 정씨가 챙긴 뒷돈은 4억 5000여만원에 이른다.

강원수영연맹 공금 13억 2000여만원을 횡령해 도박 등으로 탕진한 혐의가 적발된 대한수영연맹 시설이사 이모(구속기소)씨는 정씨에게 금품을 건넨 사실이 확인돼 추가기소됐다.

이씨의 공금 횡령에 가담한 강원수영연맹 이사 2명, 전남수영연맹의 공금 6억 1000여만 원을 빼돌리고 수영장 공사 및 수구선수 선발 문제를 놓고 뒷돈 5000여만원을 챙긴 대한수영연맹 홍보이사 이모씨도 구속기소됐다.

대한수영연맹 총무이사 박모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사설 수영클럽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선발하도록 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전무이사 정씨에게 2억원을 건넨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이밖에도 수영 경기용 기구 납품이나 수영장 시설 인증 등의 문제로 업계로부터 2000∼3000여만원씩의 금품을 챙긴 대한수영연맹 간부들이 줄줄이 법정에 선다.

대한수영연맹 부회장 겸 부산수영연맹 부회장 정모씨, 대한수영연맹 생활체육이사 임모씨, 수구이사 안모씨, 이사 장모씨 등이다.

박태환 선수의 스승으로 잘 알려진 노민상 전 대한수영연맹 이사도 전무이사 정씨에게 서울시청 수영팀 감독 선임 등 청탁 명목으로 1억원을 건넨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러나 노씨가 금품을 건넨 시점은 2009년 당시여서 검찰은 공소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하고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

이동열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대한수영연맹의 주요 임원 대부분이 비리 혐의에 가담했다”며 “학연과 지연, 선후배 관계 등으로 맺어진 폐쇄적 조직에서 특정 인맥이 조직을 장악해 전횡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무이사 정씨와 총무이사 박모씨는 대한수영연맹에서 15년을 임원으로 지냈고, 시설이사 이모씨와 홍보이사인 또 다른 이모씨는 각각 14년간 대한수영연맹간부직에 몸담았다.

이 차장검사는 “연맹 내부의 통제 및 감사 기능은 역할을 하지 못했고 각종 훈련비나 선수급여, 지원금 등을 출연하는 지방자치 단체의 감독 장치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선수 교육 및 훈련, 처우 개선에 써야 할 돈이 빼돌려지고 부정한 뒷돈으로 거래되는 구조 속에서 수영 선수들은 심각한 피해를 봤다는 게 검찰의 결론이다.

검찰은 앞으로도 추가적인 수사 단서가 확인되면 수영계 비리를 적극 수사하기로 했으며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안은 관계 기관에 통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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