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한중 양국에 신드롬을 불러오고 있는 ‘태양의 후예’의 기록적인 시청률 경신이 방송 관계자들의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 31일 방송된 KBS 2TV ‘태양의 후예’는 전국 기준 31.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5.1%, SBS ‘돌아와요 아저씨’는 3.3%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드라마에 앞서 이날은 ‘송중기 데이(day)’였다. 연예인 최초로 KBS 메인뉴스인 ‘뉴스9’에 송중기가 출연하자 전날 방송(19.7%)보다 무려 3.6%나 치솟은 23.3%를 기록했다.
시청률 조사회사마다 수치의 차이를 보인다. 31일 방송된 11회분의 경우 리얼타임 시청률 조사기관 ATAM에선 무려 35.92%나 기록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39.71%까지 올랐다.
지난달 24일 14.3%(닐슨코리아 집계 기준)로 출발한 드라마는 방송 3회 만에 20%를 넘더니, 5회에서 27.4%를 기록했다. 9회에선 마침내 30%를 넘어서며 전국 기준 30.4%를 기록했다.
본방 시청률이 치솟자 함박웃음을 짓는 것은 광고주들이다. 그간 ‘중간광고 허용’을 강력하게 주장했던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들은 “프로그램이 다 끝난 앞뒤로 줄줄이 광고를 붙이면 그 시간대에 재핑이 일어난다”며 “광고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데 어느 광고주가 광고를 붙이겠냐”는 하소연도 해왔다.
‘태양이 후예’의 경우 방송 직전, 직후 광고 시청률은 웬만한 드라마와 예능을 훌쩍 뛰어넘는다. 특히 드라마 종료 직후 붙는 광고의 시청률은 도리어 본방 시청률보다 높다. 지난 9회 기준 드라마 종료 직후 붙은 KT 광고는 무려 32.26%를 기록했다. 직전 광고인 비자인터내셔날은 19.30%가 나왔다. 드라마 종료 이후 가장 마지막에 붙는 삼성화재 광고만 해도 11.08%를 기록했다. 오후 11시대 방영되는 예능 프로그램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이 드라마 인기의 90%에 가까운 ‘지분’은 송중기의 몫이다. 이미 전 세계를 사로잡은 한류스타로 떠오른 현재 여성 시청자는 송중기를 통해 로맨스의 판타지를 이룬다. ‘재난현장’을 배경으로 한 특수한 상황에서 아귀가 맞지 않는 설정이 튀어나와도 위기의 순간들은 ‘송송(송중기 송혜교)커플’, ‘구원(진구 김지원)커플’의 로맨스에 의미를 불어넣는다. 될 듯하다 틀어지고, 연결되는 재난현장이 극적인 로맨스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다. “김은숙 작가의 로맨스에 대한 판타지를 구현하는 탁월한 능력”(윤석진 충남대 교수)이 없었다면 여성 시청자들의 뜨거운 지지도 나오지 않았다.
다만 드라마가 ‘신드롬’으로 확장된 것은 외부적인 요인도 적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 태국 총리의 드라마 언급은 물론 중국에서 일고 있는 ‘태양의 후예’ 관련 자잘한 사건 사고와 웨이보 등에서 75억건에 달하는 조회수 등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더해지며 드라마는 점차 ‘신화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다매체, 다채널 시대가 도래한 어수선한 미디어 환경에 등장한 ‘태양의 후예’로 인해 지상파 방송사들은 호들갑스럽게 어깨를 세우고 있다. 하지만 ‘태양의 후예’의 성공을 ‘지상파 콘텐츠’의 부활로 볼 수는 없다. 이 드라마의 성공은 오직 ‘태양의 후예’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업계의 반응도 숱하다. 김은숙 작가와 톱스타들의 만남, 진부할 줄 알았던 멜로의 새로운 구성을 갖춘 드라마였기 때문이다.
드라마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시청자들은 정직하고 정확하다”라며 “재미있으면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 지상파 드라마는 상투적이고 진부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던 때에 ‘태양의 후예’를 통해 재밌는 콘텐츠는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본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이유로 방송관계자들은 ‘태양의 후예’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방송 9회 만에 30%를 돌파한 이후 현재 30% 초반대 머물고 있으나, 반응은 긍정적이다. 타방송사 드라마국의 관계자는 “아슬아슬하게 35%까진 가지 않겠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태양의 후예’가 24부작만 됐어도 4~50%까지도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내놓고 있다. “한 번 형성된 여론 분위기는 드라마가 끝나기 전까지는 사그라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라마는 16부작으로 종영하며, 4월 20일부터 22일까지 총 3회에 걸쳐 스페셜 방송을 내보낸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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