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위해” 수학 강사 전업했다 최근 당구 복귀 -3쿠션 대회 ‘고수를 찾아라’ 3연속 우승 도전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10년 전만 해도 4구 당구가 대세였다. 하지만 요즘은 고수들의 경기라는 3구, 곧 3쿠션 당구가 역전했다. 소위 대대라 불리는 국제식 규격에서 펼치는 3쿠션 경기의 인기와 맞물리면서 동네 클럽의 중대에서는 오늘도 3쿠션을 돌아가는 소리가 여기저기 들린다.

이런 틈바구니에서 일반 동호인들 사이에 보편화된 ‘중대 2점제’ 3쿠션대회가 ‘서바이벌 3쿠션 무림고수를 찾아라’란 대회명으로 연속 개최돼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선수급 플레이어와 동네에서 작대기 좀 휘둘렀다는 야인들이 대거 출전하면서 갈수록 치열한 양상을 띄고 있다.

32강전으로 열렸던 1,2회 대회와 달리 오는 4월 2일 서울 가산동 한국당구아카데미 스튜디오에서 열리는 3회 대회는 무려 64강전 출발이다. 지원자들이 그만큼 몰리고 있다. 이런 와중 초대대회 우승부터 2회 대회 타이틀 방어에 성공, 3연속 우승을 바라보는 이가 등장했다. 한국당구아카데미의 스타 강사인 ‘버터 강’ 강기홍(37) 씨다.

당구 선수로서보다 당구 강사로서 더 유명한그다. 뛰어난 강의 실력에다 특유의 느끼하면서도 유들유들한 말투, 성격의 조화로 ‘버터 강’이란 별명을 얻으며 당구 강좌 수강생들의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다.

강기홍 씨는 2006년 이곳에서 4년간 당구 선생으로 살다 “돈을 벌어 결혼하기 위해” 한 때 당구계를 떠났다. ‘당구 강사’라는 직업에 세간의 인식이나 전망이 그리 좋진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몇년새 전에 없이 당구가 다시 인기 레저스포츠로 인기를 모으면서 강 씨는 맘을 바꿔먹었다. 지난 해 다시 당구의 세계로 돌아왔다. “작년부터 시장이 달라지고 있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그래서 이 길로도 밥 먹고 살겠구나 싶어 돌아왔지요.”

그가 당구계를 떠난 4년여간 했던 일은 놀랍게도 ‘수학 강사’다. 수학과 당구 중 어떤 것이 어렵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답이 의외다. “수학은 머리로 풀면 되는데, 당구는 머리로 이해하면서 손으로 풀어야 해요. 수학보다 당구가 한 단계 위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는 한국 당구아카데미에서 4구 300점을 치다 고 양귀문 옹에게 몇 차례 직접 지도를 받으면서 두 달만에 1000점을 치는 실력으로 급성장했다. 천재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양 옹의 너스(모아치기) 동영상을 1000번 돌려보는 지독한 집중력이 있었기 때문이란다.

3연속 우승은 홈그라운드 이점을 안고 있는 그에게도 어려운 과제다. 2회 대회 결승전에서 맞붙은 충북 대표 동호인 선수였던 윤강용은 그와 엎치락 뒤치락 하며 접전을 펼쳤다. 잠자던 지역 강자들이 더 많이 참가할 것으로 보이는 이번 3회 대회는 어떻게 결론이 나게 될까. “그래도 저는 전 대회 우승자니까, 타이틀 방어전 한 경기만 하면 되잖아요. 컨디션 유지에 만전을 기할 생각입니다.”

전 대회 우승자가 최종전에서 승리해 타이틀을 방어하든, 토너먼트 우승으로 올라온 도전자가 첫 챔피언이 되든 상금은 100만 원으로 같다. 돈보다는 역시 명예다. 강 씨는 “당연히 최대한 많이 방어에 성공하고 싶다”며 3연속 우승을 향한 강한 집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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