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선거는 ‘구호’와 ‘프레임’의 싸움이다. 간결하면서도 유권자의 마음에 단번에 각인되는 문구를 찾아야 승리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무심한 듯 상대의 약점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명문’을 뺏긴 정당은 그래서 마음이 조급해진다. 4일 더불어민주당의 ‘문제는 경제다, 정답은 투표다’를 뒤늦게 벤치마킹 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대표적인 예다.
안형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뛰어라 경제야, 야당을 넘어라’, ‘뛰어라 안보야, 야당을 넘어라’ 등의 제목으로 릴레이 브리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의 몽니로 먼지만 쌓이고 있는 주요 경제법안의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 골자다. 안 대변인은 “야당에게 경제를 물어보면 ‘묻지 마 반대’로 화답했다. 국회는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미있는 점은, 안 대변인이 공개한 문구가 더민주의 4ㆍ13 총선 구호 형식(대구ㆍ對句)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권자들 사이에서 높은 인지도를 기록한 더민주의 구호를 오히려 ‘역공의 칼날’로 쓰겠다는 포석이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휴대전화 가입자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더민주의 ‘문제는 경제다, 정답은 투표다’는 29.8%의 지지율을 기록, 16.5%에 그친 새누리당의 ‘뛰어라 국회야’를 13.3%포인트 앞섰다.
이에 따라 안 대변인은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서비스산업발전법과 201일째 발이 묶여 있는 노동개혁법 처리가 바로 정치 변화의 시작”이라며 “야당은 이제 와 경제위기를 정부와 여당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야당의 법안 발목 잡기 행태들이 언론과 국회 회의록에서 낱낱이 기록돼 있는데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안 대변인은 마지막으로 “20대 국회에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국가와 지역 발전에 헌신하는 사람들이 들어와야 한다”면서 “새누리당은 국민들의 주름살을 피게 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미래 성장동력이 되고 싶다. 국회에 발이 묶인 경제법안들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유권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호와 지지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컴퓨터 자동응답 시스템을 이용(임의걸기ㆍRDD 방식)해 진행됐다. 오차보정은 3월 말 기준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했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리서치뷰’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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