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상현ㆍ김수한 기자]지난 8일 정부의 ‘북한 해외 식당 종업원 대거 탈북’ 발표가 총선을 앞둔 표심을 노린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의 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을 앞두고 제5차 핵실험 가능성 등 안보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탈북 사실의 이례적인 신속한 발표가 ‘북풍(北風)’ 효과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총선에서 이번 탈북자 이슈가 쟁점이 되고 있지는 않지만 ’청와대 개입설‘까지 제기되면서 선거 판세에 메가톤급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일반적으로 정부는 탈북자들의 신변 보호와 이들이 경유한 제3국과의 외교적 관계 등을 고려해 탈북 사실 자체를 발표하는 것을 자제해 왔다. 통상적으로 탈북자들이 한국행을 희망할 경우 탈북사실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합동심문 등의 과정을 거쳐 탈북민 정착지원 시설인 하나원에 보내 왔다. 그런데 이번에 정부는 이런 과정을 모두 생략한 채 조사가 진행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들의 탈북 사실을 ’신속’하게 공개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구나 이들의 탈북 발표 이후 정부가 북한 내부 동요 분위기를 부각시키고 유엔 대북제재의 효과를 대대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일련의 움직임 또한 총선이 임박한 상황과 맞물리면서 보수표 결집을 의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의혹이 증폭되자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오전 춘추관에서 “(청와대의) 탈북 발표 지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탈북자 이슈에 대해 아직까지는 침묵하고 있다. 이는 2000년 이후 선거에서 북풍 자체가 ‘부메랑’으로 작용한 학습효과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풍 자체는 최근 지방선거 등에서 판세에 큰 변수가 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 위협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이 같은 정부의 스탠스는 자연스럽게 보수층의 표심을 자극하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엔진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등 오는 15일 북한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앞두고 도발 위협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안보 이슈를 부각시켜 여권의 지지기반인 50~60대 보수층의 적극적 투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번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집단탈출 관련 발표는 상당히 이례적으로 입국 다음날 즉시 발표됐다. 보통 탈북자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의 조사를 마치고 발표하는데 이번에는 즉시 했다”며 “시기도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그래서 시기와 방법 면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bon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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