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벚꽃이 절정을 이뤘던 지난 주말. 하지만 아름다운 ‘벚꽃 엔딩’을 꿈꿨던 상춘객들은 예상치 못한 미세먼지와 황사의 습격에 속수무책이었다.
지난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에서 열린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에서 만난 한 50대 여성은 “이렇게 (미세먼지가)심할 줄 몰랐다”며 “평소 호흡기가 좋지 않다. 이런 날씨면 집에 있었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여성은 황사 마스크도 쓰지 않았다. 미세먼지 수준을 예측하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하 과학원)의 예보가 빗나갔기 때문이었다.
과학원은 지난 8일 오전까지만 해도 수도권의 미세먼지는 농도가 높지 않을 것으로 예보했다. 그러나 6시간도 지나지 않아 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하게 치솟았다. 결국 서울 지역에는 지난 10일까지 사흘 연속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지난 8일 오후부터 한반도의 높은 상공을 지나던 황사가 하강기류를 만나면서 예상과 달리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았기 때문이었다.
황사를 예보하는 기상청도 체면을 구겼다. 지난 9일 오후부터 전북 지역을 비롯한 남부 지역에 강하게 황사가 영향을 미쳤지만, 전날인 8일에도 “황사가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상청은 황사가 시작된 지난 9일 오후에야 “황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시민들은 지난 주말 혼란 속에 오염물질을 들이마셔야 했다.
왜 미세먼지, 황사 같은 ‘기상 재난’에 기상당국은 오보를 일으켰을까.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황사와 미세먼지 예보 기관이 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과학원은 베이징이나 중국 동북지방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만, 기상청은 중국 서북부에서 오는 황사만 쳐다보고 있었던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아직 정부의 대책은 주의보 발령하고 마스크 쓰라는 것이 고작이다. ‘기상 재난’에 대비하는 컨트롤타워를 수립, 대처해야 한다. 당장 두 기관을 관할하는 환경부나 국민 안전을 총괄하는 국민안전처가 컨트롤타워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보다 체계적인 ‘기상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총리실 산하에 미세먼지, 황사 등 ’기상 재난‘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두고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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