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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자야그룹 투자 ‘곶자왈빌리지’ 공정 70% 상태에서 멈춘 상태…회색빛 유령마을 방불 -2011년 이후 중국인 토지 소유 500% 가까이 늘었지만, 제주 총 면적의 1%에도 못 미쳐 -중국 경기침체와 부정적 인식 확산…부동산 투자 위축과 함께 제주 관광산업도 위기감 -한국인과 연계한 대규모 투자로 변화 가능성…일각선 “소유 현황 자료화 필요” 주장도
[헤럴드경제(제주)=정찬수 기자] 제주도 서귀포시 상예동 ‘곶자왈빌리지’는 거친 해풍을 맞으며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전체면적 4만㎡에 달하는 일대의 공정률은 70% 정도로 1단계 사업 중 공사가 중단됐다. 말레이시아 버자야그룹의 사업 철수 가능성과 손 놓은 포스코건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막대한 배상 문제 등 출구는 보이지 않는 상태다. 삭막한 콘크리트 마을을 보며 한 제주도민은 “관광객을 위한 마을이 생긴다는 것도 달갑지 않지만, 흉물로 남아 제주 풍광에 생채기를 낼까봐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곶자왈빌리지는 썰물처럼 유입된 외국인 부동산 투자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외국인 투자는 크게 위축됐고, 이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자본의 이탈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다.
외국인 부동산 투자 열풍을 바라보는 비관적인 시선과 시민단체, 시의회 등의 반발이 배경이다. 여기에 도가 추진하는 각종 규제가 중국 자본의 진입 장벽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다.
제주도를 금싸라기 땅으로 바라보던 중국인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우철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제주지부장은 “투자를 적극적으로 타진하던 중국인들이 제주도 부동산 광풍의 밑거름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최근 도정이 보전에 치우친 각종 규제로 선회하면서 국내 기업과 개인 투자를 위축하게 했고, 이에 중국인까지 투자를 머뭇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주도 내 외국인 건축물 취득은 감소하는 추세다. 도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건축물 취득은 734건으로, 2014년(814건) 대비 10% 줄었다. 이 기간 동안 면적은 2014년 12만1496㎡에서 2015년 9만6652㎡로 20% 감소했다. 국외자본 투자 열풍이 분 2010년 이후 첫 감소세다.
중국인 토지소유는 최근 6년간 급격하게 늘어났다. 지난해 말 국회입법조사처 현안보고서에 따르면 도내 중국인 토지 소유는 2011년 12월 말 142만㎡에서 2014년 12월 말 834만㎡로 3년간 487.3% 증가했다. 금액으로는 2334억원, 필지 수로는 6만여 필지가 늘었다.
외국인 소유 토지 급증은 2010년 시행된 ‘부동산 투자 이민제’의 영향이 컸다. 이는 외국인이 국내 부동산 투자에 따라 거주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로 일정 금액(한화 5억원 이상)을 투자하면 거주 자격을 주고, 5년 이후 영주권을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이민제의 영향으로 제주신화역사공원 등 대형 프로젝트 사업에 중국 자본이 유입되고, 제주 전역에 레저용지 취득이 늘면서 투자 광풍에 불이 붙었다.
그러나 올 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 중국 정부의 반부패 정책에 부동산 투자 이민제 규제가 포함되면서 사업 확장이 제한됐고, 난개발에 제동을 건 제주도의 각종 규제장치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부동산 투자 이민제 실적은 2014년 508건(3472억7900만원)에서 지난해 111건(1013억6400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김태일 제주대 교수는 “대규모 개발 등 관광단지 중심 신청권은 줄었지만, 작은 토지의 개인 투자자들의 허가는 최근에도 여전한 편”이라며 “관광 경기가 예전 같지 않아 빈 땅이 많고, 시세가 오른 땅을 외지인이나 도민에게 되파는 중국인들도 있다”고 말했다. 상업시설을 비롯한 개인 투자는 여전하지만, 관광단지 등 대규모 개발 투자가 크게 줄었다는 이야기다.
김 교수는 이어 “제주도에서 외국인 토지 소유 현황을 면밀하게 추적하고 부동산과 연계한 정책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제주도가 관광ㆍ거주ㆍ부동산을 종합적으로 연동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투자 위축은 중국인이 바라보는 제주의 매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실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중국인 관광객 재방문율은 20%에 불과했다. 제주를 두 차례 이상 찾은 중국인 관광객 비율도 9.6%에 그쳤다. 중국인 투자가 자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관광산업에 치중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향후 투자 규모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잇따르는 이유다.
관광산업 축소와 외국인 투자 위축의 그림자는 바오젠 거리에도 만연하다. 휑한 거리는 지난해와 다른 제주도의 민낯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하는 중국인이 느끼는 위기감도 불가피하다.
제주시 한 공인 관계자는 “국내 호텔이 중국 관습을 따라가지 못하고, 중국인 투자가 콘도나 리조트 등 투자진흥지구에 국한돼 빈 땅이 많아지는 이유 중 하나”라며 “총 면적 대비 1%에도 못 미치는 중국인 소유 토지 비율을 더 높이고 관광객의 긍정적인 인식을 퍼뜨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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