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향후 4년간 의회권력 향방과 20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 전초전 성격을 띤 4ㆍ13총선이 야권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두고 국민의당이 호남을 석권하면서 야권지형도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미궁으로 빠졌다.

야권은 여소야대 국회를 만드는데 성공하면서 내년 대선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지만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모두 승리함에 따라 치열한 갈등과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더민주, 수도권 압승ㆍ호남 참패 희비=더민주는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였던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뒀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총선 결과에 대해 “서울 등 수도권 선거 결과를 보면 새누리당 정권의 경제실책이 얼마나 잘못됐다는 것을 국민이 표로 심판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 8곳에서 전패하는 등 호남에서 참패라는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 것은 뼈아프다. 김 대표가 “이번 선거결과를 놓고 매우 크게 반성해나갈 점이 많다”고 한 까닭이다.

호남 참패는 올해 들어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줄곧 1위를 달리던 문재인 전 대표에게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문 전 대표는 선거운동 막판 두 차례에 걸쳐 호남을 방문하며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대선불출마는 물론 정계은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지만 호남민심을 되돌리는 데는 실패했다.

김 대표는 호남 참패 결과가 문 전 대표의 두 차례 호남행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영향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답해 사실상 문 전 대표에게 책임을 돌렸다.

그러나 문 전 대표가 당 간판으로 나서 수도권과 야권의 험지인 부산과 경남 일부에서 승리를 거두는데 기여했다는 점에서 이대로 주저앉으리라고 보는 것도 무리다.

좌초 위기의 제1야당을 총선 승리로 이끈 김 대표가 ‘킹 메이커’를 뛰어 넘는 역할을 할지도 주목된다.

여기에 무소속으로 생환한 이해찬 의원과 중진의 추미애, 이종걸, 박영선 의원, 영남에서 당선된 김부겸, 그리고 광역단체장 출신의 송영길, 김두관 후보까지 더해지면서 더민주 내 역학관계는 한층 더 복잡다단하게 흐를 전망이다. ▶국민의당, 4ㆍ13총선 최대 승자=안철수 상임 공동대표와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의 최대 승자다.

안 대표는 ‘안철수의, 안철수에 의한, 안철수를 위한 선거’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이번 선거의 최대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12월 ‘두려움을 안고 광야로’ 나서겠다며 더민주를 탈당한 안 대표는 애초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서울 노원병에서의 승리는 물론 급조된 국민의당을 원내교섭단체를 훌쩍 뛰어넘는 성적으로 이끌면서 대권가도를 질주하게 됐다.

특히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 8곳을 비롯해 호남을 석권함으로써 ‘야권의 적자’로서 한발 앞서게 됐다는 점은 가장 큰 재산이 될 전망이다.

안 대표는 당선 확정 뒤 “더 나은 삶, 그리고 더 좋은 정치로 보답하고자 한다”면서도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 주시고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질책해주시면서 좋은 정치할 수 있도록 많은 조언 지속적으로 부탁드린다”며 몸을 낮췄다.

국민의당이 몸집을 불린 가운데 호남의 맹주격이 된 천정배 대표와 고향 전주에서 재기한 정동영 전 의원, 목포에서 4선 반열에 오른 박지원 의원 등은 의원 1명 이상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천 대표와 정 전 의원, 박 의원 등은 당 안팎에서 안 대표와 협력과 함께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총선에서 많은 것을 얻은 국민의당이지만 아쉬운 대목도 남는다. 무엇보다 신생정당이라는 한계 탓이라고는 하지만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호남 외에 다른 지역에서는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결국 국민의당으로서는 향후 ‘호남당’이라는 한계를 얼마나 빨리 벗어나느냐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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