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원청업체-하청업체 간, 고용주-근로자 간을 흔히 갑을 관계라고 한다. 그런데 사업자와 소비자 간 관계는 직무 형태나 근로관계로 보면 아무런 관련성이 없지만 흔히 소비자를 ‘갑’으로 여긴다. 소비자가 ‘왕’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 같은 인식으로 인해 백화점 매장 직원을 무릎 꿇리게 하거나 예약을 해 놓고 나타나지 않아 업체에 피해를 주는 소위 ‘블랙컨슈머’들의 갑질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서 소비자들이 누릴 권리와 함께 기억해야 할 것이 5대 책임이다.
국내 소비자기본법에서는 소비자의 8대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소비자 8대 권리는 안전할 권리, 알 권리, 선택할 권리, 의견을 반영할 권리, 피해보상을 받을 권리, 교육을 받을 권리, 단체조직 및 활동할 권리, 안전하고 쾌적한 소비생활에서 소비할 권리 등이다. 이 같은 권리를 침해당할 경우 소송 등을 통해 구제받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5대 책임도 규정하고 있다. 문제를 의식하는 책임, 참여에 대한 책임, 사회적 책임, 환경보존에 대한 책임, 단결에 대한 책임 등이다. 소비자는 스스로의 안전과 권익을 향상시키기 위해 자주적이고 성실한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취지다. 소비자 권익을 침해받지 않으려면 소비자 스스로가 누릴 권리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2006년 개정된 소비자기본법의 목적도 소비자 보호에서 시장경제 주체로서의 소비자의 권리와 이익을 증진하는 데 두고, 소비자에게 권리신장에 부응해 스스로의 책무도 강조했다.
이에 발맞춰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정책의 중점 과제 중 하나로 블랙컨슈머 근절을 꼽았다. 그 중 하나로 예약부도(No-Show)를 줄여나가자는 캠페인을 민간 기업, 소비자단체들과 추진하고 있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창립 40주년 기념식에서 소비자단체협의회 등 소비자단체들이 관련 캠페인에 적극 참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 위원장은 “블랙컨슈머는 중소사업자에게 피해를 입히고 불필요한 사회적ㆍ경제적 비용을 발생시킨다”며 “(예약을 해 놓고 나타나지 않는 예약부도는) 사업자뿐 아니라 다수 소비자의 정당한 이용 기회를 박탈한다”고 말했다.
블랙컨슈머 근절은 소비자가 스스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그에 합당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는 기본적 사실을 공유하고, 교육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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