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1위 자리는 딱 하나. 38%대의 시청률로 종영한 ‘태양의 후예’(KBS2)가 떠난 수목안방의 승부가 다시 시작된다. 초대형 드라마에 밀려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물던 드라마는 절치부심했고, 전작의 기세를 이어받은 신작은 대기 중이다. 대세배우들이 만나 안방을 선점하겠다는 야심도 있다.
지난 14일 ‘태양의 후예’ 종영 이후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기다렸다는 듯 몸을 움직였다. ‘태양의 후예’ 스페셜이 3일 연속 방영되는 동안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소폭의 시청률 상승을 기록, ‘태후’ 종영의 최대 수혜자가 왰다.
지난 20일 방송에서 ’또 만나요 태양의 후예‘ 1부가 17.7%의 시청률을 기록할 때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8.1%을 기록, 지난 방송의 3.8%보다 두 배 이상의 오름세를 보였다. 다음날인 21일에도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9.4%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드라마가 중반을 넘어선 상황에 기존 시청자들을 단단히 묶어두고 새로운 시청자들의 유입을 기다리고 있다. 이진욱 문채원 주연의 이 드라마는 사실 볼거리가 풍성하다. 황미나 작가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해 한 남자의 복수극에 멜로를 더하며 안방을 찾고 있다. 이미 지난 20일 11회분에서 반환점을 돌며 새로운 2막을 맞이했고, 5년의 시간을 건너뛰며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가 무르익어가는 상황이다. 드라마 관계자들 역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한 관계자는 “남은 시간동안 뒷심을 발휘해 그간의 부진을 털어내겠다”고 말했다.
‘태양의 후예’의 바통을 이어받은 건 박인권 화백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마스터-국수의 신’이다. 이미 ‘야왕’, ‘대물’, ‘쩐의 전쟁’ 등을 통해 안방극장에서 원작 드라마의 성공을 수차례 맛본 박인권 화백의 만화를 영상으로 옮겼다. 만화 안에서 장구하게 흘러갔던 30년의 시간을 압축, 드라마를 통해선 스펙터클한 이야기 전개를 선보일 예정이다.
조재현 천정명 정유미 공승연이 드라마를 이끌어갈 주역들이다. 신드롬을 불러온 전작을 이어받는다는 부담은 이들에게 없다. 배우들은 한결같이 “우리만의 색깔이 있는 드라마”이고,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달라 새로운 재미와 감동이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마스터-국수의 신’은 한 남자의 치열한 성장과 복수를 큰 줄기로 삼았다. 그 안에서 저마다의 욕망으로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담겼다. ‘국수’를 소재로 했으나 그 흔한 먹방드라아는 아니다. 비열하고 부조리한 세상에 내던져진 비루한 청년들의 성장스토리다.
드라마의 큰 축은 조재현이 책임진다. 조재현은 전에 없던 악역 김길도 역할로 시청자와 만난다. 이미 여러 편의 드라마에서 악인을 연기한 조재현은 “보통 악역이 나름 이유가 있고 동정을 일으킬 만한 부분이 있는데 김길도는 아니다”라며 “심한 악역이다. 새로운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26일 밤 10시 첫 방송, 이미 자리한 두 편의 드라마와 경쟁한다.
대세 배우 지성과 혜리가 만난 SBS ’딴따라‘도 전주 출사표를 던졌다. 그간 익히 봐왔던 연예계의 뒷얘기다. 스타 발굴에 능한 연예계 ‘미다스의 손’ 신석호가 하루 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진 뒤 ’신의 목소리‘를 가진 한 청년을 만나며 재기하는 스토리다. 흔하고 뻔한 드라마를 새롭게 매만지는 것은 역시나 지성의 신 들린 연기력이다. 거기에 ‘응답하라 1998’로 한창 물이 오른 혜리가 만났다.
앞서 방송된 1, 2회는 6%대로 출발을 알렸다. 전작 ‘돌아와요 아저씨’가 3%에도 미치지 못하는 시청률로 종영했던 터라 사실 일부 관계자들 사이에선 기대치가 낮았다. 두 주연배우를 향한 관심에 힘 입어 의외로 선방한 수치다. 방송 이후 지성은 훨훨 날았고, 혜리는 몇 차례 약점으로 꼽혔던 발성, 아직은 인상적일 적 없는 비슷한 연기를 지적받았다.
안방 선점을 위한 제작진의 노력도 각별하다. 시청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한 A/S를 단행, 재방송분을 감독판으로 준비해 시청자와 만났다. 미공개 장면이 추가됐고, 본방송에서 다루지 못한 캐릭터들이 강조됐다. 장면의 재배열도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었다. 심지어 배경음악까지 다시 삽입해 몰입도를 높였다. 한 관계자는 “미흡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수정하고 보완했다. 본방을 놓쳤던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딴따라’를 선보이고, 기존시청자에겐 향후 전개의 기대감을 높이겠다는 생각으로 내놓은 감독판”이라며 “보통 재방송에서 배경음악까지 수정하는 것은 이례적이다”라고 말했다. 놓친 시청자는 다시 잡고, 스쳐갈 시청자는 꽉 불들겠다는 각오로 들인 공이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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