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드라마 시장에서 표절 논란은 비일비재하다.
표절 의혹을 주장하는 쪽은 흔히 캐릭터의 일치, 기본 아이디어(뼈대)의 동일함, 핵심 스토리라인의 유사성을 앞세운다. 반박하는 입장에선 “세부적인 내용만 보고 전체 스토리라인을 무시한 주장”이라는 입장을 편다.
앞서 2014년 2월 종영,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별에서 온 그대’(SBS) 역시 인기 만화작가 강경옥이 비슷한 이유들을 언급하며 표절의혹을 주장했다. 전지현 김수현이 만나 드라마 방영 2회 만에 불거진 표절시비였다. SBS와 드라마를 제작한 HB엔터테인먼트의 대응이 빨랐다. 드라마 방영 내내 표절 공방은 이어졌지만 시청률과 인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양측은 6억원대의 손해배상청구소송까지 갔으나, 강경옥 작가의 고소 취하로 공방은 마무리됐다. 표절 논란 이후 강경옥 작가의 ‘설희’를 최근 중국에서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지게 됐다.
2014년 KBS2 ‘왕의 얼굴’은 영화 ‘관상’의 제작사 주피터 필름 측으로부터 저작권 침해로 드라마제작 및 방송금지 가처분 시청을 받았다. 그러나 법원은 ‘관상’과 ‘왕의 얼굴’이 시대적 배경, 등장인물, 사건의 구성 및 전개, 줄거리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이유로 주피터 필름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드라마 ‘왕의 얼굴’은 무사히 전파를 타 방송을 마쳤다.
지난해만 해도 SBS ‘가면’을 비롯해 KBS2 ‘너를 기억해’에 같은 논란이 불거졌고, MBC ‘킬미힐미’와 SBS ‘하이드 지킬, 나’는 유사성 논란이 일었고, SBS ‘용팔이’에도 표절 의혹이 일었다.
‘용팔이’에 일었던 표절 논란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된 사례였다. 당시 네티즌 사이에선 “‘용팔이’가 만화 ‘도시정벌’을 표절했다”는 주장이 일었다. 2011년 발간된 ‘도시정벌7’과 기본 아이디어가 같다는 것이 핵심으로, 이 작품에서도 남자주인공은 “야쿠자를 야매로 치료해주는 의사”이고, 여자 주인공은 “잠들어있어야 하는 상속녀”였다.
이에 제작사 HB엔터테인먼트는 “지엽적인 부분의 유사성을 전체가 그런 것인냥 지나치게 부정적인 시각으로 몰고 가는 것은 순항 중인 작품을 난도질하는 행위나 다름 없다”고 강경한 어조로 반박했다.
올해에도 벌써 두 건의 표절 논란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현재 방영 중인 KBS2 ‘동네 변호사 조들호’와 26일 종영한 케이블 채널 tvN ‘피리 부는 사나이’다.
앞서 ‘동네 변호사 조들호’는 2015 SBS 극본공모전 최우수상 ‘천원짜리 변호사’ 최수진 작가가 ‘동네변호사 조들호’를 집필한 이향희 작가에게 두 작품의 유사성을 놓고 해명을 요구했고, 이는 KBS와 원작 웹툰 측, SBS까지 팽팽히 맞서며 입장은 팽팽한 상황이다.
‘피리 부는 사나이’는 종영을 앞두고 불거진 불거진 표절 논란을 아직까지 풀지 못했다.
지난 20일 웹툰 작가 고동동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는 자신이 2년 전 시나리오 공모전(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주최 ‘2014 창작스토리 기획개발’)에 출품했다 탈락한 ‘피리 부는 남자’와 유사하다는 의혹이었다. 심지어 드라마의 류용재 작가가 공모전의 심사위원이었으며 자신의 작품을 칭찬했다고 주장했다.
고동동 작가는 “동화 속 ‘피리부는 남자’를 희대의 테러범으로 해석했고, 테러를 하는 이유가 동화처럼 부패한 권력에서 맞서는 것이며, 가스 살포를 통해 긴장감을 조성하고 진실을 얻어낸다”는 점이 드라마와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류용재 작가는 그러나 제작사 콘텐츠케이를 통해 “원안을 확인한 결과 두 작품이 서로 다른 작품이라고 판단한다”며 “두 작품이 몇 가지 키워드를 공유하고 있으나 주요배경과 콘셉트, 사건의 전개과정, 등장인물과 그들 사이의 관계 등 내용적인 면에서 여러 가지 차별점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설전은 마무리되지 않았다. 고동동 작가는 류 작가의 해명을 접하고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을 논의 중”이란 입장을 밝히며 두 작품의 유사점으로 조목조목 짚었다. 그러면서 “중요한 건 류 작가가 제 작품을 심사했다는 점이다. 류 작가의 입장표명에 그 부분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두 작품의 공방이 단지 표절 시비뿐 아니라 수많은 공모전의 병폐로까지 확장되는 이유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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