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구조조정에 들어간 대형 조선업계 대표들이 국제박람회 참석을 명분으로 사실상 ‘친목여행’ 떠나는 것으로 알려져 눈총을 사고 있다. 가족의 생계가 달린 하위직 근로자는 ‘인력 감축’의 공포에 떨고 있는데도 고위직 간부는 고통분담은커녕 불요불급한 출장을 계획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과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대표는 다음달 2~5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세계 해양플랜트 기자재 박람회(OTC)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할 예정이다.
박람회는 기존 발주사 관계자를 만나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해양플랜트 박람회는 연례행사로 기존 거래선과 친목을 다지는 자리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연례행사가 조선업계 대표들이 총출동할 정도로 시급한 일정이냐는 것이다. 조선 3사는 지난해 해양플랜트 인도 연기와 저가 수주로 해양플랜트에서만 7조여원의 적자를 냈다. 현재 해양플랜트 수주는 중단한 상태다.
기존 발주사를 만나 ‘저가 수주했으니 돈을 올려달라’고 읍소할 수도 없다. 오히려 꼬박꼬박 참석해온 한국 조선업계 CEO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대외적으로 국내 조선업계의 심각성을 알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특히 조선업계는 해운업계와 함께 인력감축, 비용절감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조속히 경영정상화를 실현해야 하는 상황이다. 구조조정 대상만 1만여명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부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들로 정부는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CEO가 자리를 비우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현장으로 출동해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면서 고통분담에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자율적 구조조정’ 방침이 CEO 등 간부들의 도덕적 해이를 낳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test102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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