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커지며 그의 당선을 대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국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독설’과 ‘괴짜’ 이미지의 트럼프는 공화당 경선 과정에서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구호를 반복하면서 대중들의 마음을 파고들어 미 공화당 경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과의 대결 구도에서 트럼프가 힘을 못 쓸 거라는 희망적인 사고가 주류를 이뤄왔지만, 트럼프가 차근차근 지지세를 넓혀가면서 그의 당선 대비론이 나오는 등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한국 전문가들 대부분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희박하다고 주장해 왔지만, 지난달 30일 발표된 미국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와 클린턴 지지율이 각각 38%로, 팽팽한 분위기”라며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정실장은 지난 2000년 미 대선 결과를 거론하며 “당시에도 다수의 전문가들이 민주당의 앨고어 후보 당선을 낙관했지만, 선거 결과는 공화당 부시 당선이었다”며 “힐러리 클린턴이 결국 당선될 거라는 낙관론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공화당 부시 당선 후 다수의 전문가들은 부시 취임 이후에도 미국의 한반도 정책은 바꾸지 않을 거라고 전망했지만, 부시는 취임 후 북미간 기존 합의를 무시하고 전 정권과 기조가 다른 정책을 추진한 점을 들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당선 이후에도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거라는 예단은 금물이라며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에 대비한 한국의 대미 안보전략 패러다임을 세워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실장은 “트럼프가 당선되면 우리도 그동안의 미국의 핵우산에 계속 보호받기 위해 더 막대한 비용을 부담하며 저효율의 안보정책을 추구할 것인지, 우리도 핵무장 결단을 해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안보정책으로 전환할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는 1일(미 현지시간) “미국은 세계의 경찰처럼 한국, 일본,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방어해주고 있지만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집권하면 해당국들이 미군 주둔비용을 더 많이 내도록 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현실과 상당히 거리가 먼 선거 구호용임이 드러났지만, 트럼프의 인기가 이런 주장과 비례해 높아가면서 트럼프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 지난 2014년 6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통해 2014년 방위비를 약 9200억원 부담했다. 또 향후 2019년 6월까지 5년간 매년 4%를 넘지 않는 선에서 분담금을 증액하기로 했다. 이는 국민소득 등을 따져볼 때 일본보다도 방위비 분담율이 높은 것이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 6일 국방부 출입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방위비 분담금은 우리가 매년 9000억원 넘게 분담하고 있는데 이는 일본에 비해서도 GDP 대비 부담률이 더 높은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도 지난 21일 “한국과 미국은 방위비 분담금 면에서 최고의 동맹 중 하나”라며 “한국은 비용의 50∼55%를 분담하고 있고, 미국 측도 가장 능력있는 군인을 파견하고 첨단 무기를 재배치하는 등 큰 투자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빈센트 브룩스 신임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한국은 지난해 인적 비용의 50%가량인 8800만달러(9158억원)를 부담했고, 매년 물가 상승률에 따라 분담금이 오르게 돼 있다”고 말했다.
‘현재 주둔비용을 감안할 때 미국에 주둔하는 것이 한국에 주둔하는 것보다 비용이 많이 드느냐’는 질문에도 “절대적으로 그렇다”고 답하는 등 트럼프의 주장과 다른 답변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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