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쿄올림픽은 돈으로 유치한 ‘돈껴올림픽’?
도쿄올림픽 유치위원회(이하 유치위)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아들과 관계있는 것으로 알려진 회사에 약24억여원의 거액을 송금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검찰이 수사를 개시한 데 이어 돈을 받은 회사의 주소가 있는 싱가포르 당국도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유치업무를 추진한 일본의 핵심 인사는 컨설팅대금을 지급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돈을 송금받은 회사가 페이퍼 컴퍼니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언론의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유치위는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가 도쿄로 결정되기 전후인 2013년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합계 약 280만 싱가포르 달러(약 23억9344만원)를 국외로 송금했다. 2020년 개최지는 2013년 9월에 도쿄로 결정됐다.
이런 사실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의혹 보도 직후 프랑스 검찰이 송금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 중이라고 밝히면서 드러났다.
유치위 이사장을 맡았던 다케다 쓰네카즈(竹田恒和) 일본올림픽위원회(JOC) 회장은 이 돈이 유치활동을 위해 맺은 계약에 따라 ‘블랙 타이딩스’(Black Tidings)라는 업체에 지급한 정당한 컨설팅대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가디언은 블랙 타이딩스가 개최지 결정 당시 IOC 위원이던 라민 디악 전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의 아들 파파 마사타 디악과 관련 있는 회사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블랙 타이딩스는 파파 마사타 디악이 앞서 러시아 육상 선수의 도핑을 은폐한 대가로 ‘검은돈’을 받을 때 창구로 활용된 회사다.
이와 관련 교도통신은 블랙 타이딩스 주소지가 싱가포르 교외에 있는 오래된 공영주택이며 간판조차 없어서 기업이라는 것을 알아보기 어렵게 돼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현장 사진을 보면 이 건물은 지상 7층의 낡은 건물이다.
블랙 타이딩스가 입주한 것으로 돼 있는 호실 앞에는 신발이 널려 있고 잡동사니가 쌓여 있다. 서구 언론은 블랙 타이딩스가 페이퍼 컴퍼니라고 보도하고 있다.
현지의 등기부 등본에는 블랙 타이딩스가 2006년 4월에 설립돼 2014년 7월에 사업을 중단한 것으로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검찰은 직무 관련 부패 범죄나 자금 세탁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송금관련 사건을 수사 중이며 싱가포르 당국도 이에 협조해 조사를 시작했다.
송금 사실을 수사 당국과 유치위가 모두 인정한 가운데 돈의 성격을 두고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한편 유치위의 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유치위는 2010년 9월∼2013년 9월에 기부금이나 협찬금 등으로 모은 약 65억엔(약 700억5960만원) 가운데 7억8600만 엔(약 84억7182만원)을 해외 컨설턴트에게 지급했다.
이번에 송금 사실이 드러난 돈은 이 가운데 일부인 것으로 추정된다.
블랙 타이딩스에 지급한 돈이 실제로는 컨설팅대금이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난다면 나머지 자금에 대해서도 의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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