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상현 기자]영국의 일간지 가디언(guardian)은 세월호 침몰 사고를 일으킨 선장과 선원들을 ’살인자‘로 규정짓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한국 여객선 참사는 정말 참담한 일이지만 살인은 아니다(The South Korea ferry disaster is truly awful, but it is not murder)라는 21일자 기사에서 이 같이 보도했다.

신문은 박근혜 대통령이 “일부 승무원들의 행동을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살인과도 같은 행태”라고 비난한 것에 대해 “부주의 혹은 공포의 결과로 죽음이 발생했을 때 누군가를 살인자로 낙인찍는 게 정당한 일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대통령이 21일 희생자 부모나 국민 일반이 아닌 정부 관료들 앞에서 ‘책임있는 모든 자들에게 민ㆍ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말한 것’도 시의적절하지 않은 감정적인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서방국가에서 국가적 비극에 이렇게 늑장대응을 하고도 신용과 지위를 온전히 유지할 수 있는 국가지도자는 결코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디언은 “아이들이 관련된 비극적인 사건은 강렬한 감정을 불러 일으키기 마련이지만 세월호 승무원들을 쉽게 살인자라고 규정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신문은 “산사태로 100여명의 어린이가 사망한 영국의 애버팬, 200여명의 아이들이 체첸 인질범에게서 구출 중 사망한 러시아의 베슬란, 중국의 사천성의 예를 들며 이곳에서 아무도 살인죄로 기소되지 않았다”며 “심지어 지난 193명이 목숨을 잃은 헤럴드 오브리 엔터프라이즈 여객선 침몰사태에서도 회사대표가 사임을 했을지언정 선수문을 닫지 않은 선원에게 모든 비난을 퍼붓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지금까지 공개된 (세월호) 교신 기록을 보면 선장과 선원의 무능력, 혼란, 공포 등을 짐작할 수 있지만 이번 사건은 한국에서는 다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징벌을 바라는 부모들과 대중의 바람은 거부하기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사회는 책임과 의도에 대한 보편적인 질문에도 답해야 한다. 부주의 혹은 공포의 결과로 죽음이 발생했을 때 누군가를 살인자로 낙인찍는 게 정당한 일인가”라고 말했다. 신문은 나라마다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살인의 ‘경계’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bons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