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정부가 미세먼지의 주범인 경유차를 줄이기 위해 경유값 인상을 본격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25일 오후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국토교통부 등 4개 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미세먼지 종합 대책안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당일 아침 이 회의가 돌연 취소됐다.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지 보름 만인 이날 회의를 개최하되 경유가격 인상 논의가 부를 파장을 염려해 비공개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회의 개최사실이 알려지자 급작스럽게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박 대통령이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미세먼지 원흉’으로 지목한 경유차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집중 검토하고 있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경유차 수요 억제책은 경유가격 인상 외에 ▷경유차 환경개선부담금(차종에 따라 연 10만~30만원) 부과 유예 폐지 ▷경유차 운행제한 지역(LEZ·Low Emission Zone) 확대 ▷경유차에 대한 매연 저감장치 설치 ▷노후 경유차의 조기 폐차 때 보조금 지급 등이 있다.

정부는 금명간 차관회의를 열어 미세먼지 종합대책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가장 유력한 수단인 경유가격 인상을 놓고 부처 간 온도차가 상당하다. 환경부는 미세먼지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선 경유 가격을 올리거나 휘발유·경유 간 가격 차를 좁히는 게 최선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기재부와 산업부 등 경제 부처에서는 ‘증세 논란에 따른 국민 갈등’ , ‘산업 전반의 부정적 여파’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히 경유차 사용자들이 가격 인상에 반발할 수 있어 담뱃값 인상에 이어 또 한번 ‘서민 증세’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5월 둘째 주 기준으로 한국의 휘발유 대비 경유 가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23개국 중 16위 수준으로 83%를 기록했다. 휘발유 대비 경유 가격이 가장 높은 국가는 영국(101%)이고, 가장 낮은 국가는 뉴질랜드(61%)로 나타났다. 일본(85%)도 한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경유 승용차 판매가 2005년 허용되면서 빠르게 불어난 경유차는 2014년 말 793만여대를 기록한데 이어 1년 만인 작년 말 862만여대로 급증했다. 작년 신규등록 차량 10대 중 5대가 경유차였다. 경유차는 국내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이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질소산화물(NOx) 배출량 기여율은 자동차 등 도로 이동 오염원이 32.1%로 가장 높다. 휘발유와 가스 차량은 미세먼지를 거의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도로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대부분은 경유 차량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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