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인천)=조범자 기자]기아자동차 제30회 한국여자오픈 최종라운드가 열린 19일 베어즈베스트 청라GC. 유명세만큼이나 역대급 구름갤러리가 몰린 이날 대회장 초입은 한 의류업체의 행사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프로골퍼 출신들이 만든 골프웨어 전문업체 ‘휴스토니’가 KPGA의 황인춘을 초청해 사인회와 함께 푸짐한 갤러리경품행사를 열었기 때문이다.
“너무 아쉬웠어요”, “TV에서는 나이가 들어보이는데 실제로 보니 동안인 걸요?”, “제 모자에 따로 사인 좀 해주세요”...
내셔널타이틀이 걸린 국내 최고 권위의 여자대회를 구경하러 나왔다가 황인춘 프로를 발견한 골프팬들은 앞다퉈 반가움을 표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꼭 일주일 전인 지난 12일 KPGA 코리안투어 유일의 매치플레이 경기인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최종일 결승전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2010년 KEB외환은행 인비테이셔널 2차대회 이후 6년 만에 통산 5승을 거둘 절호의 기회였는데, 믿기지 않은 역전패를 당했으니 그 아쉬움이야말로 말로 설명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더욱이 후배(이상엽)의 첫 승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챔피언퍼팅을 하라고 한 것이 ‘매너 논란’까지 일으켜 더욱 속상했다. “하하. 지금도 아쉬우니 먼싱웨어 얘기는 하지 마세요. 그리고 매너 논란은 처음엔 이해를 못했는데, 어쨌든 이제는 오해가 풀렸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외로 황인춘의 표정은 밝았다. 겉만 그런 것이 아니다. 아내와 9살 난 아들까지 데리고 나들이를 나왔으니 42세의 중견프로답게 역전패의 아픔은 확실히 묻어버린 듯했다.
“중요한 건 제 샷감각이 아주 좋다는 겁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샷이 좋지 않았는데, 먼싱웨어대회를 앞두고 클럽을 캘러웨이로 새롭게 피팅했어요. 그랬더니 채가 손에 착착 감기는 것이 전성기 때보다 볼줄이 더 좋아요. 곧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자신합니다.”
황인춘은 지난해 프로골퍼 3명이 휴스토니를 시작할 때부터 후원선수로 참가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후배들을 돕는다는 생각에 휴스토니의 간판선수로 의리를 지켜오고 있다.
“프로골퍼 출신들이 골프의류를 만드는 것은 정말 의미 있는 일이죠.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없는 일일 걸요.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우리 선수들은 도와야 합니다. 다행히도 마케팅도 잘하고, 짧은 시간에 많이 발전해서 기분이 좋습니다.”
평생 상처로 남을 수도 있는 역전패에도 불구하고, 후배 후원사를 위해 기꺼이 사인회에 참석하고, 밝은 표정으로 팬들을 만난 황인춘. 그를 보니 이런 게 진짜 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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