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우리나라가 오는 7월 1일 선진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Paris Club)’에 정식 가입한다.

21일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파리클럽 창립 60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다음달 1일 회원국의 동의ㆍ서명 절차를 거쳐 정 회원으로 가입한다. 파리클럽 정회원 가입은 1997년 외환위기 사태로 국가부도 직전까지 갔던 우리나라가 19년만에 국제 사회에서 선진 채권국의 지위에 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3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우리나라의 파리클럽 가입 의사를 공식 발표했으며 이후 한 달여만에 정식 가입이 이뤄지게 됐다. 당초 가입절차는 기존 20개 정회원국의 동의를 얻어 올해 내에 완료될 예정이었으나 속전속결로 이뤄진 셈이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4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의장국 프랑스와의 신뢰를 깊게 형성한 결과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대외채권 보유 ‘세계 큰 손’들의 모임= 파리클럽은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한 국가의 부도 여부를 판가름짓는 실질적인 역할을 한다. 파리클럽은 1956년 아르헨티나 채무 협상 과정에서 탄생한 선진국 비공식 모임을 모태로 한다. 미국ㆍ일본ㆍ영국ㆍ독일ㆍ프랑스ㆍ스위스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위주로 20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1970년 이후 새로 가입한 정회원국이 러시아(97년), 이스라엘(2014년) 단 두 곳에 불과할 만큼 높은 문턱을 자랑한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 9개 국제기구가 옵서버로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정회원국이 아닌 특별참여국으로, 파리클럽이 초청하는 협상에만 참여했다.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한 국가의 부도 여부를 판가름 짓는 결정이 파리클럽을 통해 나오는데 지난해 그리스 채무 협상에서도 파리클럽은 핵심적 역할을 했다.

▶국제 채무재조정 협상 발언권 커져= 박 대통령과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파리클럽에서 우리나라를 주요 채권국으로 인정하고 먼저 손을 내밀었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특별참여국이나 옵서버 자격으로 일부 협의과정에 참여하던 한국에 정식회원 참여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파리클럽 가입으로 채권국간 연대를 통해 협상력은 올라가고 협상비용은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상환방법을 다양화해 회수가능성이 제고된다. 파리클럽 회원국은 연대(solidarity)의 원칙에 따라 채무재조정 협상에 공동대응하므로 협상력 제고 및 협상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효과적인 신흥국 위기 대응에 기여하고 G20 등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발언권 강화도 기대된다. 채무국의 재정·신용현황, 회원국별 지원ㆍ연체현황 등 민감한 정보 획득도 가능해진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대외채권과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수출채권 등 대외 공적채권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신흥국 디폴트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파리클럽 가입을 검토해 왔다. 파리클럽은 IMF와 WB 등과 긴밀한 공조 아래 채무국 경제동향과 전망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국가 부도위기 등에 적극 대처해 오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대외 공적채권의 회수 가능성 제고,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역할 확대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며 “만장일치로 결정되는 파리클럽 채무재조정 협상에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해지므로 한국의 발언권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