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기타대출 6년 9개월만 200조원 아래로
‘대출 난민’ 속출…일부 상품에 소비자들 몰려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은행부터 저축은행, 상호금융까지 대출 문턱이 줄줄이 높아지면서, ‘급전’을 찾는 이가 늘고 있다. 특히 저신용자의 경우 더욱 대출을 받기 어려워 법정최고금리(20%)에 가까운 이자를 내며 소액대출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마이데이터 기업 뱅크샐러드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8~22일) ‘소액·비상금 대출’ 조회수는 이달 초(1~7일) 대비 69.91% 급증했다. 뱅크샐러드 앱에 올라온 소액신용대출 상품은 대부분 2금융권에서 공급하고 있다.
11일부터 15일까지 ‘2금융권 대출 비교’에서 대출을 신청한 소비자 또한 전 주(4~8일) 대비 59.94%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율을 살펴보면 ‘소액·비상금 대출’ 조회수는 23.26%, ‘2금융권 대출 비교’ 신청자는 32.31%였다. 지난해 대비 올해 증가율이 두 배 이상 높은 것이다.
이는 상환 능력 저하로 신용점수가 떨어져 여유 자금을 빌리기 어려운 사람이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올해 들어 전 금융권이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나서면서 대출 문턱이 높아진 탓도 있다. 저신용자를 받아줄 2금융권 마저 문이 좁아진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보수적인 대출 기조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금융권 가계대출 관리 강화 이후 문턱을 더 높여 심사하고 있다”면서 “소액신용대출은 한도도 적은 데다 금리는 높고, 저신용자가 몰리다 보니 연체율도 통상 높아 많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금융권 중에서도 저축은행 신용대출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저축은행 대출은 여타 담보대출이 51.6%이고, 신용대출이 36.6%를 차지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11.8%로 적다.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6.55%에서 지난 6월 8.36%까지 치솟았고, 9월 말 기준으로도 8% 중반 수준까지 올라선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 뿐 아니라 새마을금고, 신협, 농협 등 2금융권 전체 기타대출(주담대 이외 대출)은 7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9월 기준 상호저축은행, 신협, 상호금융(농·축협 및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신탁·우체국예금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기타대출 잔액은 199조3274억원으로, 지난해 말(212조3025억원) 대비 12조9751억원 감소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 기타대출 잔액이 200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7년 4분기(199조7882억원) 이후 6년 9개월만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출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에서는 대출이 가능한 일부 상품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소액 비대면대출의 경우, 저신용자에게 적용되는 금리가 17~19% 수준으로 금융위원회에서 공급하는 소액생계비대출(15.9%)보다 높아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