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2023년, 투자 혹한기를 지나 2024년부터 투자 시장이 서서히 회복되리라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드라마틱한 회복세 없이 투자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 투자 데이터베이스(THE VC)의 ‘한국 스타트업 & 중소기업 분기별 투자 건수 추이’를 살펴보면 2022년을 기점으로 콘텐츠 분야 투자는 전체 투자 대비해서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으며 2025년도 또한 함부로 반등을 꿈꾸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Crunchbase의 ‘2024년 분기별 글로벌 VC 투자금액 추이’에 의하면 3분기 글로벌 VC 투자 금액은 직전분기대비 16%, 전년동기대비 15% 감소한 665억 달러로 글로벌 투자 역시 감소, 침체가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이러한 투자 불황 속에서도 콘텐츠 + α를 기반으로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경기콘텐츠진흥원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의 세 기업 대표를 만나 콘텐츠 스타트업의 생존 전략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노프렌즈의 ‘UR코드’ 활용범위.[경콘진 제공]
이노프렌즈의 ‘UR코드’ 활용범위.[경콘진 제공]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적극적인 협력 기회 창출, 이노프렌즈

다양한 산업 분야 제품의 정품 인증, 유통 추적, AR 기반 마케팅을 가능하게 하는 ‘UR코드’ 기술을 보유한 이노프렌즈는 올해 15억 원 규모의 시리즈 A투자 유치와 더불어 정관장과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노프렌즈의 김성수 대표가 밝힌 투자 유치를 위한 세 가지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기술의 차별화다. 이노프렌즈는 기존 QR코드의 한계를 극복한 혁신적인 UR코드 기술(인비지블 코드, 원거리 코드, 라인 코드)을 개발하며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적 경쟁력을 확보했다. 특히 다각도 인식 및 원거리 스캔 등 기존 기술에서 불가능했던 기능을 제공하여 다양한 산업군에서 주목받았다.

두 번째는 정부 지원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유관기관 및 투자자와의 접점을 늘린 것이다. 혁신 시제품 공급 기업 사업, 스마트 물류 및 해상 물류 혁신 과제, AI 기술 활용 콘텐츠 보안 강화 과제, 지역기반 테스트베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사업의 다각적 접근을 통해 크고 작은 성과를 창출했다.

세 번째는 각종 전시회에 참여하여 협업과 네트워킹 기회를 확보한 것이다. 삼성요소기술 전시회, 대한민국 정부 박람회 등 다양한 네트워킹 및 산업 전시회에 참여하여 대외적으로 기술력을 직접 선보였고, 이를 통해 삼성과 정관장 등 주요 기업들과의 협력 기회를 창출할 수 있었다.

메이즈의 실시간 AIoT 기반 오프라인 개인화 트래킹 서비스 ‘라이브 리뷰(Live Review)’[경콘진 제공]
메이즈의 실시간 AIoT 기반 오프라인 개인화 트래킹 서비스 ‘라이브 리뷰(Live Review)’[경콘진 제공]

철저한 사전 준비를 바탕으로 한 모든 프로그램에 대한 도전, 메이즈

메이즈는 지난 6월 한국바이오투자파트너스로부터 1억 원, 7월 이녹스X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클럽딜에서 3억 원, 8월 와우파트너스 딥테크 투자조합으로부터 1억 원 등 총 5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메이즈는 오프라인 CRM을 위한 고객 경험·여정 수집 서비스 ‘라이브 리뷰(Live Review)’를 운영하고 있다. 영상의 저장과 수집이 없이 매장을 재방문한 동일인까지 식별할 수 있는 메이즈만의 초격차 기술을 통해 오프라인 고객의 방문 경험을 수집하고, 온라인 마케팅에서만 가능했던 수준의 고객 분석 데이터를 제공한다. 또한 리플렛 인쇄 비용 수준의 가격인 수만에서 수십만원 수준의 가격으로 제공해 기존 영상 분석 솔루션에 비해 차별적인 가격 경쟁력도 확보했다.

메이즈의 투자 유치 전략은 철저한 사전 준비와 ‘될 때까지 한다’는 마음가짐이었다. 실제 투자 유치를 마무리한 8월을 기준으로 서류 제출(지원사업 포함) 147회, 발표(IR 포함) 94회, 탈락 126회라는 기록을 만들어 냈다. 주말 포함 약 3일에 한번 꼴로 IR 발표가 이루어진 것이다.

메이즈의 송기선 대표는 “자체적으로 Must(꼭 해야 할 것)과 Never(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정해 TIPS 운영사들의 거의 모든 배치 프로그램에 도전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송기선 대표가 투자 유치를 위해 지키려고 노력했던 원칙이다.

그는 ▷ MUST(꼭 해야 할 것) : 가능한 모든 사업에 지원하기, TIPS 추천 기업을 찾는 프로그램에 우선적으로 지원하기, 모든 IR 요청에 응답하기▷ NEVER(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 : 콜드메일(Cold Mail) 보내기, 글로 적혀진 투자유치 성공 후기에 의존하기, 투자자를 대상으로 ‘비싸 보이는 척’ 하기다.

스튜디오프리윌루전 [경콘진 제공]
스튜디오프리윌루전 [경콘진 제공]

철저한 글로벌 시장 공략, 스튜디오프리윌루전

스튜디오프리윌루전은 올해 벤처스퀘어로부터 3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중기부 주관 ‘딥테크 팁스(Deep-Tech TIPS)’에 선정, 15억 원의 지원금을 확보하는 성과를 이뤘다.

스튜디오프리윌루전은 생성형 AI로 제작한 영화 ‘원 모어 펌킨(One More Pumpkin)’으로 올해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에서 대상과 관객상 2관왕을 수상하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부천 초이스: AI 영화’ 특별언급을 받은 미디어 테크 스타트업이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커머셜 영상 제작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튜디오프리윌루전은 국내 최다 AI광고 및 AI영화 제작 실증 사례를 보유하고 있으며, 사업 초기 기획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구상되었다.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AI 콘텐츠를 제작, 미디어 콘텐츠와 AI에 이해도가 있는 AC/VC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본격적으로 투자 유치를 준비하면서는 ‘핏(Fit)이 맞는 투자자 찾기’에 주력했다.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AI 콘텐츠 시장’을 개척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이해하고 비전에 공감하는 투자자들과 후속 미팅을 이어 나갔다. 스튜디오프리윌루전 권한슬 대표는 “확보한 투자 자금, 지원금 및 자체 매출을 바탕으로 인재를 영입해 내년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AI 도입이 예정된 국내 콘텐츠 산업에 대응하고 시장을 신속히 점유할 준비를 하고 있다 ”고 밝혔다.

투자 유치를 이끌어낸 세 기업의 공통된 성과는 기업만의 고유한 ‘기술력’이다. 기존 QR코드의 한계를 넘은 혁신적인 UR코드 기술을 개발한 이노프렌즈, CCTV를 통한 오프라인 고객 분석으로 온라인 마케팅 수준의 고객 분석 데이터를 제공하는 메이즈, 생성형 AI를 활용해 영상 제작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스튜디오프리윌루전 모두 콘텐츠와 기술을 결합해 성장한 스타트업이다.

하지만 투자 유치의 핵심은 단순히 기업의 기술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잠재력’을 파악하는 것에 있다. 메이즈의 송기선 대표는 “시드 투자 초기 기술 기업이라면 ‘우리 기술이 왜 위대한지’라는 접근 보다는 ‘우리 기술이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로 IR의 방향성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명확한 비전과 수익 창출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의 제시가 얼어붙은 투자 시장을 두드릴 수 있는 최소의 마중물”이라고 했다.


fob14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