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 유로존의 해법은…

獨“ 지원”-그리스 “긴축”

위기수습 반영 증시 급등

민간 채무분담 조정 이견

獨 EFSF증액 반대도 난제

27일(현지시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과 관련해 좋은 소식과 불안한 뉴스가 함께 전해졌다. 핵심 당사국인 독일과 그리스 총리가 회동한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그리스 지원 의사를 또다시 재확인했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시위가 격화하고 있지만 의사당에선 추가 긴축안을 승인한 것도 호재다. 유럽 증시도 유로존 위기가 수습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란 전망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지수가 5.29% 급등했고 프랑스 CAC40지수는 5.74%, 영국 FTSE100지수도 4.02% 각각 급등했다. 외견상 그리스 국가부도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위기는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는 비관론도 상당하다. 역내 각 나라가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고, 유로존 위기 해결의 열쇠를 거머쥔 독일도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에 반대하는 등 난제는 더욱 쌓이는 분위기다.

▶그리스 2차 지원 놓고 국가 간 이견=그리스의 디폴트를 막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지만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지원을 놓고는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2차 금융구제에 대한 이견 노출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급등세를 보였던 미국 증시는 상승분의 상당 부분을 반납할 정도로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2차 지원이 안 되면 그리스는 디폴트에 들어가게 된다.

FT 보도에 따르면 이견이 나오고 있는 것은 독일과 프랑스의 입장 차이 때문이다. 독일 등은 그리스의 자금 소요 규모가 2개월 전 민간투자자와 고통분담에 관해 협상타결을 했을 때보다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분담규모도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프랑스 등은 구제금융 지원에 따른 담보제공 문제가 상존한 와중에 민간과 채무협상이 재개될 경우 그리스 국채를 많이 보유한 유럽 은행의 주가 폭락은 불 보듯 뻔해 시장 불안이 커진다고 우려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유로존이 위기의식을 공유하면서도 구체적인 해법에서 이견을 보여 위기를 키운 실책을 다시 범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

▶獨 EFSF 증액 반대=유로존 위기 해결책으로 꼽히는 EFSF 증액안도 정치적 이유로 쉽사리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유로존 내 최대 부국 독일 정부는 29일 의회 표결을 앞두고 EFSF 증액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독일이 EFSF 증액안에 대해 반대의사를 단호하게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독일 총리실 스테펜 사이베르트 대변인은 27일 “EFSF는 7월 21일 유럽정상이 합의한 수준 그대로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 정부는 확충안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7월 정상회의에서 유럽은 EFSF를 2500억유로에서 4400억유로로 늘리기로 했다. 이 안은 현재 17개 유로존 회원국 의회에서 표결이 진행 중이다. 이날 슬로베니아 의회가 회원국 중 9번째로 승인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베를린에서 연설을 통해 “EFSF 증액안은 멍청한 생각”이라면서 “말도 안된다”고 일축했다.

그는 “EFSF 규모를 늘리는 것은 자금조달을 보증한 나라의 AAA 등급을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EFSF 증액 시 경제대국 독일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독일이 자국의 정치ㆍ경제적 상황을 이유로 반대입장을 보이자 유로존 재정위기 탈출은 한층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