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이 엔고를 무기로 해외 인수합병(M&A) 시장을 휩쓸고 있다. 급격한 엔고로 수출 기업들은 속앓이를 하고 있지만 이를 역발상으로 이용해 해외 기업들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회계연도 상반기(4∼9월)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건수는 236건으로 금액은 3조엔(약 45조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건수는 30%, 금액은 2.2배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일본 기업이 해외 M&A 활동에 활발한 것은 엔고로 자금 부담이 크게 줄어든데다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와 인구 감소 등을 의식해 해외 사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 세계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글로벌 주가가 급락한 것도 일본 기업의 해외 M&A 분위기에 호재로 작용했다.
일본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 움직임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기업들이 두둑한 현금 실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상장기업 가운데 무차입 기업은 약 50%에 달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일본의 대형은행들도 해외 인수합병 자금 대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 은행들은 세계 금융불안 등으로 자금 운용이 어려워지자 M&A 관련 전문 부서를 두고 적극적인 대출에 나섰다.
실제로 올 1~7월 중 일본 기업들이 일본 주요 은행의 대출을 받아 진행한 100억엔 이상의 해외 M&A 규모는 총 1조4000억엔가량으로 집계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기업들의 해외 M&A에서 일본 은행을 통한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에 비해 배 이상 높아졌다”며 “엔고가 지속될 경우 일본 은행들의 해외 M&A 대출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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