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의 대홍수로 태국의 수도 방콕이 물에 잠길 위기에 처했다. 홍수 피해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세계 IT, 자동차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는 26일 기자회견에서 “상류에서 유입되고 있는 강물로 홍수 방지벽이 붕괴될 수 있다. 방콕 도심을 관통하는 차오프라야강 주변이 침수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방콕이 침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방콕 북부의 방쁠랏 지역은 이미 홍수 방지벽이 일부 붕괴 돼 주민 3만 명이 긴급 대피했다. 방콕 북단의 돈므앙 공항은 활주로 침수로 지난 25일부터 폐쇄됐다. 쑤완나품 공항은 아직까지 물이 넘치지 않아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태국 정부는 상류지역의 강물이 방콕으로 유입되는 시기와 바닷물 만조 때가 겹치는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가 이번 홍수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이달 말까지를 임시 공휴일로 선포했다. 일부 침수 지역의 경우 물이 빠지기까지 한 달 이상이 걸려 재난상황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은 지난 7월 25일부터 중북부 지역에 계속된 홍수로 373명이 숨졌으며 11만 여명이 임시 보호센터에서 생활하고 있다. 홍수 피해에 따른 경제손실은 최대 5000억바트(약 1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태국 홍수의 장기화로 인해 태국 내 산업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컴퓨터 및 자동차 생산도 연쇄적인 차질을 빚고 있다. 전세계 컴퓨터 하드디스크구동장치(HDD)의 60%를 생산하고 있는 태국에서 지난 3개월간 정상적인 생산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전세게 HDD 생산량은 30% 가까이 축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업체의 재고가 바닥날 경우 컴퓨터 제조공장이 멈춰서는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 업계도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태국에 진출한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도요타 공장 4곳과 하청업체 7곳의 잔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번 감산으로 총 6000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태국 홍수 피해가 발생한 이래 처음으로 싱가포르가 26일 자국민들의 출국을 촉구했다. 싱가포르 외무부는 “태국 방콕의 홍수 사태가 악화하고 있다”면서 “방콕에 체류중인 싱가포르인들은 쑤완나품 국제공항이 정상 운영되는 동안 일정을 앞당겨 출국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 “꼭 필요한 용무가 없다면 태국으로의 여행을 연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m.com


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