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탈북단체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과 관련 “북한 주민의 ‘탈북 러시’가 이어질 것이며 심각한 경제상황과 불안정한 체제로 인한 테러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집트 리비아 등 중동에서 번진 민주화를 갈망하는 이른바 ‘재스민’ 물결이 일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화 탈북난민인권연합 대표는 북한의 심각한 경제 상황을 근거로 들며 “탈북 시도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북한 내부 사정이 상당히 좋지 않다. 1㎏에 2400원이던 쌀 값이 2개월 만에 현재 5500원까지 치솟으며 2배 이상 올랐다. 1990년대 후반보다도 경제 상황이 안 좋다. 게다가 2012년 강성대국의 목표가 있지만 실현가능성이 전혀 없으니 주민들은 더욱 불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베드로 북한인권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역시 “북한 주민들이 김정일 사망 소식을 점점 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껏 주변 눈치를 보던 주민들도 탈북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중국이 국경을 강화해 탈북주민들에 대한 비인도적 퇴출이 우려된다. 이를 막기 위한 우리 정부와 국제기구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 주민들은 크게 동요하진 않지만 가늠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크게 당황한 상태라는 게 북한 내부 소식망을 통한 탈북단체들의 전언이다.
열린북한통신은 “북한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올 것이 왔다’는 심정으로 침착한 상황이다. 되레 당분간 시장이 폐쇄되는 등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할 것을 염려해 중국에 주문했던 상품들을 취소시키는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김정은이 체제 안정과 권력 기반 강화를 위해 정치범수용소를 확대하는 등 강경책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영화 대표는 “김정은이 군과 당 고위부를 틀어쥐고 있다. 김정은이 아무리 권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혁명 1세대 등 원로들은 김정은을 밀어줄 수 밖에 없다”며 “이들은 집권 기반 강화와 체제 안정을 위해 마지막 카드로 정치범수용소를 늘리려고 할 것”이라며 “이탈 주민 등에 대한 유혈 탄압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베드로 사무총장도 “김일성 사망 때는 정치범수용소를 통폐합해 국제사회가 알지 못하도록 은밀하게 탄압이 진행됐다. 김정은도 같은 맥락에서 체제 안정을 위해 정치범 수용소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 내부 사회가 요동칠 경우 정보 통제 등을 위해 내부 사정에 밝은 고위 정보통들을 숙청할 위험도 있다”고 우려했다.
테러의 위험성도 제기됐다.
김 대표는 “이집트나 리비아처럼 북한에서 재스민 혁명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북한 주민의 조직화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라며 “조직적인 민주화 혁명은 불가능하고 대신 개인적인 테러는 있을 수 있다. 탈북 능력이 없지만 권력층에 대한 반감을 가진 사람들 중에서 테러의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수진 기자@ssujin84> sjp10@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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