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보다 이미지가 구매 좌우
한국적 가치 담긴 ‘K팩터’
글로벌 소비자 유인에 활용
우리만의 명품 키워가야
기업의 성패는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가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에 달려 있다. 아무리 제품의 질이 좋아도 사람들에게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다. 아울러 ‘감성시대’라고 하는 오늘날, 소비자들에게 높은 수준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우리도 이제는 삼성, LG, 현대와 같은 이른바 스타 브랜드들이 있다. 이런 글로벌 기업 제품들의 수준은 세계 정상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고, 이로 인해 우리의 국가 브랜드 역시 상당히 높아졌다는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뭔가 아쉬운 부분이 있다. ‘한국산’ 제품이 세계 시장에서 비춰지는 기능적 기술적인 가치는 과거에 비해 분명 높아졌지만, 정서적 상징적인 가치는 아직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바꿔 말해 한국산은 좋은 제품으로 인식되긴 해도, ‘남들에겐 없는 특별한 것, 남들에게 과시하고 싶은 명품’의 수준으로 받아들여지진 않는 것 같다.
잠시 일본 이야기를 해보자. 일본 문화의 사고방식과 특징들, 예컨대 다도(茶道)라든지 친절함, 특유의 단순함과 같은 문화적 코드를 J 팩터(J-factor)라 한다. J 팩터는 일본의 자동차 등 각종 제품의 디자인으로 표현돼 일본만의 고급스러움을 완성하는 개념으로 쓰이곤 한다. 결국 일본 제품에 상징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패션이나 프랑스 시계 등 명품을 구매하려는 건 결국 각국의 문화적 코드와 미학이 담긴 그 가치를 구매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도 K 팩터(K-factor) 개념의 한국적 명품을 만들어내야 하지 않을까?
오늘날 소비자들은 제품의 우수성보다는 브랜드에 더 유인되고, 브랜드로 형성된 이미지 때문에 구매 욕구를 갖는다. 따라서 이런 부가가치가 높은 명품들이 나올 수 있는 구조를 정부와 민간이 함께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 이런 고민을 할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을 위해서도 말이다.
무릇 훌륭한 미술품은 훌륭한 미술관에서 그 빛이 더 나는 법이다. 마찬가지로 브랜드 가치가 창조되려면 환경과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한다. 따라서 한국적인 멋과 신선한 발상이 사람들에게 선을 보이고, 인정받고, 그것이 상품화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이른바 K 팩토리(K-factory)라고 해야 할까? 즉, 국내 수준급 디자이너들이 참여하여 세계 시장에 붐을 일으킬 수 있는 한국적 코드를 담은 디자인 제품들을 전시하고 판매도 하는, 한국적 플래그십 스토어(Korean Flagship Store)를 만들면 어떨까? 유행을 선도하는 청담동이나 명동, 홍대앞 같은 곳에 가전이나 생활용품은 물론 패션제품까지 다양한 영역의, 세련되면서도 톡톡 튀는 디자인들을 모아서 판매까지 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주면, 한국적 명품 브랜드를 세계 시장에 론칭할 수 있는 동력은 훨씬 커질 것으로 믿는다.
루이뷔통이나 아르마니, 구찌의 시작은 의외로 소박한 디자인과 소규모 가내기업에서 출발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우리에게도 이런 자질을 엿볼 수 있는 디자이너들은 너무나 많다. 뉴욕현대미술관인 모마(MoMA)에 입점하는 것 자체가 명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첩경이듯이, K 팩토리 입성을 통해 탄생하는, 많은 한국적 코드로 무장된 우리만의 명품들을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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