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적 격변의 시간 예고
기업·가계 주름살도 깊어질듯
위기에 더 강해지는 우리 국민
새정치·통일대비 원년 轉機
진정한 국민통합 이뤄내야 2012년 임진년(壬辰年) 새해 첫 태양이 떠올랐다.
올해는 용기와 비상, 희망의 여의주를 물고 60년 만에 찾아온다는 ‘흑룡의 해’다.
그러나 우리 앞에 놓인 길은 그 어느 해보다 험난하다.
20년 만에 동시에 치르는 총ㆍ대선으로 정치는 요동치고, 김정일 사후 한반도 정세는 격변의 소용돌이에 들어갔다.
유럽발(發) 경제위기의 먹구름은 우리 경제를 잔뜩 짓누르고 있다.
소득 양극화와 고령화의 확산, 학교 폭력과 왕따 자살 등 사회통합을 가로막는 차별과 갈등의 벽도 여전하다.
하지만 언제나 그러했듯 고통의 터널 끝에는 희망의 출구가 기다리고 있다.
대한민국은 위기의 끝자락에서 늘 새로운 기회와 변화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어왔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의 금융위기가 닥쳤지만 보란 듯이 극복해냈다.
한국인에게는 위기를 헤치고 돌파하는 특유의 ‘희망 DNA’가 있다.
각계 전문가들은 예고된 역경에도 불구하고 올해를 ‘정초(定礎)선거 (founding electionㆍ새로운 주춧돌을 놓는 선거)의 해’ ‘통일을 대비하는 원년’ ‘복지 패러다임의 첫해’로 규정하고 있다.
불굴의 한국, 어딘가에 살아 꿈틀댈 희망의 빛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정치ㆍ경제ㆍ사회적으로 유례 없는 격변이 예고된 한 해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변 열강의 대선과 함께 우리나라에서는 20년 만에 총ㆍ대선을 동시에 치르는‘ 선거의 해’이면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연말 돌연사 이후 남북관계를 재정립해야 하는‘ 통일 대비 원년의 해’다.
경제적으로는 기업과 가계 살림의 주름살이 늘어나는‘ 내핍의 해’가 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유난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유럽 재정악화가 불러일으킨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위태하다.
중산층은 갈수록 쪼그라들고 가계부채는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베이비부머(전체인구의 14.6%)의 은퇴 러시와 근절되지 않는 학교폭력, 청소년 왕따 자살 등 무한경쟁 사회의 후유증이 깊다. 무엇보다‘ 1% 대 99%’로 대변되는 빈부격차의 높은 벽은 사회 통합을 위협하는 갈등과 분열의 뇌관으로 남아 있다.
‘선거 정국과 격변의 한반도, 위기의 경제, 요동치는 사회’ 어느 하나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다. 누구랄 것도 없이, 어깨에 잔뜩 짐을 짊어지고 발걸음 걸음마다 모래주머니를 차고 개펄을 걷는 것처럼 천근만근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언제나 그랬듯 위기에 주저앉지 않았다.
87년 군사정권의 그늘과 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가 닥쳤지만 시민ㆍ학생 주도의 직선제 쟁취와 온 국민이 하나가 된 금 모으기, 정부의 재정 확대와 기업들의 수출 드라이브를 통해 세계가 보란 듯이 극복해냈다.
각계 전문가들은 올해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분야별로 정치권의 ‘선거 블랙홀’ 우려는 열린 정치의 새 장을 여는 정초선거의 기회로(고성국 정치평론가), 불안정한한반도 정세는 통일 대비 원년의 새로운 전기로 만들어야 한다(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 교수)고 주장했다.
또 경제위기를 계기로 무역 일변도의 경제구조를 내수 위주로 전환 유도하고(기획재정부), 무한 경쟁과 성장 일변도의 폐해는 새로운 복지 패러다임으로 치유하자(여야 정치권)고 제언하고 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임사이구(臨事而懼ㆍ어려운 시기, 큰 일에 임하여 엄중한 마음으로 신중하고 치밀하게 지혜를 모아 일을 잘 성사시킨다)’를 신년 화두로 선정했다.
대외적으로는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성과 대내적으로 내년 총ㆍ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신중하고 치밀한지혜를 강조하기 위해 ‘임사이구’가 여러 후보작 중에 최종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많은 변화와 불확실성이 예상되는 2012년에 신중하고 치밀하게 정책을 추진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2일 오전 10시 청와대 본관에서 임기 마지막 해 신년연설을 갖고 국정운영 방향을 밝힐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관계와 경제 연착륙이라는 두 줄기의 기조를 중심으로 올 한 해 국정의 큰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며 “김정일 북한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한반도에 조성된 새로운 안보 상황 대처 방안과 남북관계 설정 방향, 그리고 물가와 일자리 창출 대책에 중점을 둔 서민경제 안정화 관련 구상에 연설의 많은 부분을 할애할 것”이라고 전했다.
글 = 양춘병 기자/yang@heraldm.com 사진=김명섭 기자/msiro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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