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CD연동 변동금리대출 100조 CD발행 급감 시장금리 반영미흡 금감원 “月 2兆 의무발행”행정지도

‘매달 CD(양도성예금증서) 2조원을 의무적으로 발행해 달라’

금융감독원이 최근 은행들을 상대로 예고한 ‘CD시장 활성화를 위한 협조요청’의 행정지도 골자다.

기존에 나간 변동금리부 CD연동 대출잔액이 일정 규모 이상인 은행들은 행정지도 기간(16.8.21~17.8.20)동안 매월 총 2조원(이중 3개월물은 50%이상, 평잔기준) 이상의 원화시장성 CD발행에 협조해 달라는 요청이다. 행정지도의 목적은 기존에 이뤄진 CD 연동 대출의 규모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CD금리 연동 변동금리부 대출은 총 1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중 대부분은 3개월물 CD에 연동된 주택담보대출이다.

이미 이처럼 주택담보대출 등 주요 대출에 적잖은 대출이 나가 있는데, CD금리가 CD발행 감소로 시장금리를 반영하지 못하는 왜곡 현상이 일어나자 일정 수준의 CD가 발행되도록 금융당국이 행정지도를 통해 최소 물량의 발행을 강제하는 것이다.

마치 한 회사에서 신제품을 출시한 뒤 단종된 기존 제품에 대해 부품의 지속적인 공급 등 A/S를 보장하라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금융당국이 최소 물량을 강제해야 할 정도로 CD 발행량은 실제로 급감해 있다.

금융당국이 2010년부터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 비율)을 엄격하게 관리한다는 차원에서 CD발행액을 예대율 산정에서 제외시킨 뒤 크게 줄었다.

예대율은 은행이 대출할 수 있는 총액을 예금의 몇 %까지로 제한하는 기준인데, 2009년까지는 CD도 예금으로 인정되면서 은행들은 CD를 대거 발행해 대출한도를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은행 예대율이 급격히 오르자 금융위원회는 은행 건전성 관리를 위해 2009년 말 CD를 예대율 산정 때 제외하고 2013년 말까지 CD를 제외한 예대율을 100%로 맞출 것을 은행들에 권고했고, 이후 은행권 CD 발행물량은 이후 급감했다.

2008년 말 20조원에 달했던 ‘시장성 CD’(3개월물) 발행잔액은 2010년 말 6조6000억원, 2011년 말 3조2000억원, 2012년 6월 말 2조4000억원으로 줄었다.

2010년 2월 담합 논란을 빚은 CD금리를 대체하기 위해 코픽스가 도입된 이후 CD금리 연동 주담대는 현재 사실상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상태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미 이뤄진 기존의 주담대에 대한 금리 산정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에서 월 평균 2조원 잔액의 유지 등 최소 발행 물량의 강제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CD 연동 신규 대출은 이제 없지만, 기존에 이뤄진 CD 연동 변동금리 주담대 대출 등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이들 대출의 금리 산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행정지도를 통해 CD 발행의 최소 물량을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담합혐의로 4년 여동안 은행들을 괴롭혔던 CD의 발행을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은행들은 다소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해외 금융기관들과의 거래가 빈번한 CD금리 파생상품인 원화 이자율 스왑(IRS) 등을 감안할 때 CD발행은 분명 필요하지만, 현재와 같은 저금리 시기에 3개월 만기의 CD를 발행할 유인은 크지 않아서다.

CD는 통상 단기자금 조달의 주된 창구인데, 은행들은 지급준비율 등을 맞추기 위한 단기 자금으로 CD를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적게는 한달 이내, 혹은 1~2개월물의 CD발행을 원하는데, CD 연동 주담대 금리 산정을 위해 3개월물 CD의 평균잔액 50% 비중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3개월물 CD는 기간 프리미엄이 반영돼 1~2개월물에 비해 자금 조달 비용 측면에서 불리하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이미 시중에 자금이 넘쳐나는 상황에 은행채나 예적금 등을 통해서도 충분히 조달이 가능한 자금을 보다 높은 금리를 부담하며 3개월물 CD를 발행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정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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