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투자 과정에서 거액의 회삿돈 횡령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결국 구속을 면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중희)는 5일 SK그룹 계열사 자금 횡령 의혹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최 회장에 대해 불구속 기소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또 다른 당사자인 동생 최재원 SK그룹 수석 부회장은 구속 기소돼 형제의 운명이 갈렸다.

이날 검찰이 밝힌 혐의 내용을 보면 최 회장은 지난 2008년 10월 SK텔레콤과 SK C&C 등 2개 계열사를 통해 선출자금 명목으로 497억원을 김준홍 씨가 운영하는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보내도록 했다. 검찰은 이를 ‘1차 출자금’이라고 명시, 범행의 시작이 최 회장임을 못 박았다.

검찰은 또 최 회장이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일부 임원들의 성과급을 과다지급한 뒤 이를 SK홀딩스로 돌려받는 수법으로 139억여원에 달하는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도 밝혀냈다.

검찰은 전반적인 범행 과정이 SK총수 형제의 공모에 의해 벌어졌다고 밝혔지만 드러난 혐의를 놓고 볼 때 구속된 최 부회장보다 결코 최 회장의 혐의가 가볍지 않다.

특히 최 회장은 지난 2003년 거액의 분식회계를 저질러 2008년 대법원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뒤 그해 8·15특별사면을 받았다. 사면된지 두달 여 만에 다시 회삿돈을 빼돌린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이번 사건을 “대기업 회장의 도덕적 해이 및 지배력 남용을 보여준 전형적인 사례”라고 평가하면서도 최 회장을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멈춰섰다.

검찰 관계자는 “시작은 최 회장이 했지만 이후 범행 과정에서 분담을 어떻게 했는지 보면 꼭 최 회장 혐의가 중하다고 볼 순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SK그룹의 경영활동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했다”며 앞서 전경련 등 경제5단체가 선처를 호소한 부분을 고려했음을 내비쳤다. 앞서 전경련 등은 지난 연말 최 회장이 중국 등 글로벌 경영의 최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다며, 경제 발전에 기여한 점 등을 고려해 선처해 줄 것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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