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세대는 베이비붐세대 보다 50여만명 많은 최다 인구층이면서도 주목받지 못했던 ‘잊혀진(Forgotten)세대’, 1966~1974년생 750만명을 지칭한다. 경쟁주의, IMF구제금융기, 집값-사교육비 폭등기, 리먼부라더스 사태를 겪는 등 힘겨운 청년~중년기를 보내면서 ▷분노(Fire)의 내재 ▷신구세대의 가교(Fusion) ▷소셜미디어 장악(Facebook) 등 특징을 갖고 있는 우리 사회 신주류로, 변화를 꾀하는 2040연대의 주력세대이다. ‘1987년체제’에 대응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전반의 변동을 몰고올 공정,상생의 ‘2013년 체제’ 주역으로 꼽힌다.
미래 우리 사회를 이끌고갈 F세대(1966~1974년생) 여망은 올해 두번을 선거를 통해 만들어질 ‘2013년체제’의 새 모습이다. F세대는 군부 축출과 형식적 민주주의의 쟁취로 표현되는 ‘1987년체제’의 문을 26년만에 닫는 주역이다.전문가들은 “베이비부머와 88만원세대 사이에 낀 F세대가 과거 집단의 이름으로 억압당했던 다양한 개인적 가치들을 발전시켜 결국 개인과 집단, 권리와 책임, 다양성과 공동체를 화해시켜 사회를 업드게이드시킬”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F세대가 과거-미래 가치를 연결할 가교역이 될수 있다는 뜻이다.
이들은 “F세대가 주도할 새 체제는 베이비부머가 군부를 밀어내고 얻어낸 ‘형식’에 머무르지 않고 ‘삶과 체험으로서의 민주주의’일 것”이라며 밀어붙이기가 아닌 조정자로서의 리더십을 선택하고, 소통과 참여를 확대하며, 모두가 잘 살수 있는 복지를 확대하는 역할을 맡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F세대의 여망을 담은 구체적인 정책대안으로는 교육제도 개혁, 보건서비스 강화, 경쟁지상주의의 완화, 생산적 복지의 확대, 탈이념, 상생의 사회적 분업, 승자독식구조의 철폐 등을 강조했다.
전문가 진단에는 고성국 박사(정치평론가), 김휘영 칼럼니스트(문화평론가),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 신진욱 중앙대 교수(사회학)가 참가했다. 이 진단은 ▷F세대의 특성과 장점 ▷나이 마흔에 분노하는 이유 ▷F요구 따른 변화 방향 ▷새체제의 모습 ▷고쳐야할 제도 ▷새로의 리더십의 덕목과 F세대가 주도층으로 갖춰야할 자질 동일한 주제에 대한 개별 인터뷰내용을 항목별로 재정리했다.
-2차베이비붐세대라고도 불리는 F세대는 선배인 베이비부머에 비해 추진력은 약하지만 실용적이고 다원성의 힘을 갖고 있다는 평가가 들린다.
▶고성국= F세대의 청년기엔 ‘민주 대 독재’, ‘자본 대 사회’라는 거대 담론이 점차 자취를 감추었다. 사회적 가치에 투신하기 보단 내 행복을 추구한다는 주관이 뚜렷해지고 개성이 강해졌다. 사회의식은 약했지만, 성취욕이 강하다.
▶신율=2차붐 세대가 사회초년병이던 1998년 IMF구제금융기를 겪었다는 점은 매우 주목할만한 점이다. 베이비부머는 젊은날 가장 중요했던 게 이념투쟁이고 민주화라는 추상적 가치가 중요한 목표였다. 하지만 2차붐세대는 IMF를 겪으면서 이러한 추상적 가치에서 실용성으로 바뀌었다. 경제적 욕구때문이다. 이들은 IMF이후 안정을 찾는가 싶은때에 다시 리먼부라더스 사태를 겪었다.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인한 경제 위기로 희생자가 됐고 그로 인해 경제적 욕구가 강해진 것이다.
▶김휘영=사회주의 붕괴와 군사독재의 종식때문에 선배들이 추종하던 사회주의 환상이 무너져 내리자 F세대가 청년기를 보낼때 이념의 공백이 생겼다. 이념보다는 소비성향이나 개성과 자유중시, 물질주의, 배금주의가 크게 번졌다.
▶신진욱=‘실용’이라는 면에서는 재개발, 뉴타운 등에 더욱 관심을 보인 베이비부머가 2차붐세대보다 강하다고 본다. 2차붐 세대는 386세대에 비해 얼핏 추진력이 약한 것 처럼 보일수도 있으나, 2002년 노사모 열풍, 2004년 탄핵반대, 2008년 유모차 촛불시위를 주도한 세력으로 주권의식이 더 크다고 본다. IMF이후 경쟁논리와 성과주의가 강화된 제도적 환경 때문에 혁신을 주도하기 어려운 방어적 위치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간관리자라면 보수화 경향이 나타날법도 한데 2차붐세대가 젊은층과 쉽게 연대하는 이유, 분노하는 이유는 뭐라고 봐야하나.
▶신율=보수라는 말 자체가 이들과는 맞지 않는다. 이전 세대에 비해 정치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의사 표현도 적극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이것은 이념과는 상관이 없는 탈이념적 현상이다. 베이비부머는 정치적 억압 시대를 경험하다보니 정치적 표현을 하는데 은밀한 성향을 보이지만 2차붐세대들은 굉장히 자유로운 상태에서 젊은 시절을 보낸 만큼 정치의사표현이 이전 세대보다 자유롭다.
▶신진욱=386을 포함한 베이비부머는 민주화 투쟁, 권위주의 현실 모두에 익숙하지만, 2차붐 세대는 투쟁엔 익숙하진 않지만, ‘민주주의’에 익숙하다. 그러므로 사회현실에서 민주주의적 룰과 시민적 자유가 침해된다면 이는 ‘상식적 기대’가 훼손되는 것이다. 그만큼 분노하고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게 당연하다. 1990년대의 급격한 문화변동, 문화적 자유화를 겪으면서 새로운 문화와 기술에 쉽게 적응한다. SNS를 통한 정치네트워크 활용을 비상식에 대한 저항에 쓸줄 아는 것이다.
▶고성국=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보수화가 되고 또 직장서 관리자가 되면 보수적으로 문제를 보게 되는 측면은 있다. 하지만 개성이 강하고 자기성취 지향적이라 ‘아니면 아닌 것’이라는 식으로 기존 질서에 순응해서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 선배들처럼 사회적 행동을 한 뒤 돌아올 반대급부가 사회적 제재였던 경험이 없기 때문에 생각대로 행동할 수 있는 것이다.
▶김휘영=386세대는 민주화운동과정에서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고도 3저호황 속에 가장 취업이 잘되는 행운을 얻었지만, F세대는 사회진출을 전후해 노동의 유연화, 비정규직 양산 등의 환경을 맞았다. 후배인 ‘88만원 세대’와 비슷한 아픔이 있다. 심리적학적으로 스트레스와 불안은 분노로, 두려움은 공격성으로 쉽게 전환되듯, 그들은 유약해 보여도, 폭발력을 내재하고 있다.
김명섭 기자 msiron@\r\n어버이날인 8일 오전 과천 서울랜드 피크닉장에서 열린 오뚜기 가족 요리 페스티발에 참석한 가족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n김명섭 기자 msiron@
-F세대를 ‘철없는 중년’으로 보는 일부 선배들의 시각도 있지만, 그들은 한류를 주도하고 다원주의를 실천했다는 호평도 듣는다. 2차붐세대의 장점은 무엇일까.
▶신진욱=50대 이상의 연령층은 2차붐 세대에 대해 오해와 편견을 갖고 있기도 하다. 책임 보다 권리주장이 앞선다, 조직 보다 자기 이익 챙긴다, 공동체보다 각자 개성으로 흩어진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런 성향들이 오히려 21세기의 역동적이고 탈중심화된 세계에선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과거에 책임, 조직, 집단의 이름으로 억압당했던 중요한 개인적, 사회적 가치들을 발전시킨다는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개인과 집단, 권리와 책임, 다양성과 공동체를 화해시키는, 한 단계 더 높은 단계의 사회로 나아가는 데 기여할 것이다. 현 제도환경이 한계에 봉착하면 2차붐 세대의 추진력이 전면에 등장할 것이며, 기존체제에서 기득권을 갖고 있는 세대와 격렬히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고성국=나는 2차붐세대의 모습들이 보기가 좋다. 그들보다 약간 선배인 나는 타인 시선때문에 하고싶은 것을 자제하며 살아왔다. 겁을 내면서도 민주화라는 역사적 대의에 억지로 몸을 던진 기억도 있다. 사회적 가치에 내 자신을 종속시켰다. 이에 비해 개성있고 자기 성취욕에 강한 F세대의 행동들이 보기 좋다. 그들이 우리 사회를 주류로 이끌게 될 20~30년 후 한국사회는 지금보다 더 개성적이고 다원화된 사회가 되지 않을까. 그들의 개성을 획일화시키려 해선 안된다. “철업다” 규정해선 안된다.
▶신율=자신의 의사표현이 적극적이라는 게 또 다른 장점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절대적이진 않다. 때로는 포퓰리즘에 휩쓸리기 쉽다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김휘영= 독재타도, 이상사회 건설 등 거시담론을 주도하며 개성이라든지 섬세한 문화적 취향 등을 무시했던 386선배들에 대한 반발이랄까. 이들은 획일화나 일종의 틀이나 획일화에 강한 거부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다원주의를 형성하는 밑 바탕이 됐다. ‘철없는 마흔’이라는 말은 눈에 보이는 큰 사회변화의 도상에 주동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 ‘낀 세대’라는 점때문에 평가절하된 표현이다.
-F세대가 요구하는 내용과 우리사회가 이 시점에 바꿔가야할 부분은?
▶고성국= ‘자유로운 마흔’ 이 세대는 성역을 인정 않는다. 권력 별 것 아니다고 생각한다. 매우 발전적이다. 다만, 집단적 대응과 해결 보다는 개별화된 대응, 파편화된 해결방식을 선호한다. 개혁은 사회 주축이 될 그들이 가진 사회발전동력을 존중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김휘영=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386세대를 포함한 베이비부머는 취업, 자산축적, 주식 부동산 이득 면에서 혜택받은 풍요의 세대이다. 이에 비해 2차 베이비붐 세대는 급격한 신자유주의의 진행으로 20:80, 심지어는 1:99로 불릴 정도로 소득의 집중과 소외가 진행되던 시대를 만나 미래가 급격히 불안해졌다. 88만원 세대는 대학시절부터 불안감을 갖고 있다. 따라서 부의 분배와 나눔의 문화를 활성화하고 이것이 지속적인 추동력을 가질 수 있도록 각종 세제(稅制) 등으로 총체적인 보완이 따라야만 할 때이다. 가장 좋은 복지는 일자리 확충이다. 사회적 기업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신진욱=두 가지 측면을 언급하고 싶다. 첫째, 2차붐 세대는 ‘이념과 체제로서의 민주주의’뿐 아니라 ‘삶과 체험으로서의 민주주의’를 원하는 경향이 있다. 정치적 대표자를 자기 손으로 뽑는 게 전부가 아니라, 일상적인 정치과정에서 주권자로서의 체험을 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다. 이 욕구를 반영하여, 정치적 소통과 참여를 더 확대해야 한다.
-특히 복지 분야에서 큰 변화의 필요성을 거론한다. 올해 두개의 선거를 통해 어떤 화두를 중심이 되어야 하나.
▶신진욱=2차붐 세대는 1987년 이후 20대를 맞이했기 때문이 형식적 민주주의 이상을 요구하는 ‘포스트-87 세대’다. 또한 1997년 금융위기 이후 사회진출을 하여 극심한 경쟁과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포스트-97 세대’이기도 하다. 그래서 형식적 민주화 이상의 사회적 정의와 복지를 열망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 열망을 반영하는 경제정책, 사회정책이 요구된다.
▶김휘영=선거의 최고 화두는 복지일 수 밖에 없다. ‘복지는 시혜가 아니고 권리’라는 말을 들지 않더라도 이제 한국도 경제도 세계 10권으로 그 규모가 상당히 성장했다. 각종 부작용으로 사회안전망 충원 등 요구와 분노가 존재한다. 이런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하는 정치인과 정당은 생존자체를 위협 받을 수 밖에 없다.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노후 재정 수요가 급팽창하고 있다. 의료보험과 국민연금 만으로는 역부족이다.
▶고성국=1980년대 어느시점부터 지금까지 신자유주의, 무한경쟁이우리 사회를 끌어가고 있다. 그런 방식으로는 인간이 행복하기 어렵다. 경쟁보다는 나눔과 베품과 상생이어야 행복해질수 있다. 절제하는 시장,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구현되는 시장, 이런것에 대한 희구와 열망이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있다. 이는 2040의 주된 가치체계로 정립되고있다.기업도 구태의연하게 무한 경쟁만을 강조하면 결국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다.
▶신율=올해 치러질 두개의 선거에는 탈이념, 기성정치권에 대한 식상함을 기반으로 한다. 기존 세대의 투쟁이 우리의 삶에 어떤 답을 주었는지 곰곰히 생각해보자. 아무런 답을 주지 못했다. F세대가 중심이 될 내년 선거에서는 정당이나 정치 체제가 중요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핵심적인 이슈는 복지가 될 것이다. 보편적 복지, 선택적복지의 구분은 우리나라에만 있다. 빈민구제 등을 의미하는 선택적복지는 ‘복지’라 부르지 않는다. 여야가 거론하는 복지, 알고보면 비슷한 방향이다. 복지의 기본적인 두가지는 큰 틀에서 교육과 의료다. 내년 선거에선 교육과 의료적인 측면에서 복지적 욕구가 크게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고성국= 최근 논란이 된 대ㆍ중소기업 상생경유 문제. 하청, 재하청의 고리 당장 고쳐야 한다. 대기업이나 재벌들이 중소, 영세상공인들의 영억을 마구잡이로 파헤치고 흔드는 것은 현행법으로도 규제 가능한데 안한다. 법과 제도 정비해야 할 것이다.
▶김휘영= 예산은 국민의 행복감을 높이는데 쓰여야 한다. 무엇보다 성적에 압박받는 현행 입시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 아울러 시대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학부모에 대한 재교육도 필요하다. 저개발국 부탄의 행복지수가 세계 최고라는 데이터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 한마디로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누리는 나라이다. 우리나라는 고속성장의 그림자 즉, 상대적 박탈감, 상대적 빈곤이 많은 국민에게 불행을 느끼게 한다. 계층 갈등 이념 갈등 지역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이다. 제도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가족단위로 가면 어디든 반값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족의날’ 제정 등 행복문화전파운동 같은 사회적 캠페인도 해볼만 하다.
-2차 베이비붐 세대가 10년후 우리나라를 이끌고 가기위해 필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아울러 F세대의 여망을 국정에 반영해야 할 지도자의 요건은.
▶김휘영=가장 요구되는 것은 소통의 리더십이다. 국민 개개인이 소중한 인격체로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단순해 보여도 매우 중대한 변화이다. 다음은 통합의 리더십이다. 세대, 계층 이념 갈등은 장기적인 비전과 구체적인 플랜을 갖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 올해 대선은 이 갈등을 해결할 이정표를 제시할 것이다. 행복감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는 ‘관계’에 있다. 우리 F세대는 그 점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가족부터 시작해 주변,일터의 사람들을 잘 조율하면서 문화공동체를 만들어갔으면 한다.
▶신율=50세 이상 연령층은 ’끌려가는 세대’였다. 2차붐(F)세대는 본인들이 이끌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지금의 지도자가 아닌 ’조정자’가 필요한 세상이다. 각 부문 여러 지휘자를 조정할 사람을 2차붐세대가 잘 선택해줘야한다. 경제 위기 등으로 이끌림을 당한 사람들이지만 만들어 나간다는 생각,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신개념의 리더 즉 ‘조정자’를 인구가 가장 많은 2차붐세대가 잘 간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고성국=지도자는 시대를 앞서볼 수 있는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당면과제만 해결하는 게 지도자는 아니다. 100년후도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역사적 통찰력과 인문적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 통찰력으로 예견 가능한 발전방향, ‘골(goal)’에 대한 국민적 합의와 동의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굉장히 중요하다. 2차붐세대에겐 “당신들이 대세다. 주눅들지 마라, 세상이 험난했어도 당신들이 주인이고 당신들이 만드는 대로 가게 되있다. 당당히 나가라”고 말해주고 싶다.
<김재현-이태형-박수진-박병국 기자 @madpen100> madpe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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