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벌써 한ㆍ중 수교 20주년이다. 일본에 비해 20년, 미국에는 13년 뒤졌지만, 한ㆍ중 간 경제 분야 발전은 어느 나라보다 빠르다. 정치적 헤게모니 싸움과 역사 갈등으로 중국과 미ㆍ일 간 관계가 주춤한 사이, 한ㆍ중 경제관계는 자유무역협정(FTA) 직전에까지 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최근 양국 경제관계는 이전과 다른 양상이다.
2001년 우리 전체 수출 비중의 12.1%를 차지했던 중국은 2011년 11월 말에 24.1%로 배 늘어났지만, 2010년 25.1%와 비교하면 증가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2004년부터 매년 2000개 이상 중국에 설립되던 신규 법인수가 2008년 들어 1297개로 급감했고, 2011년에는 636개에 그쳤다.
그렇다면 과연 중국행 ‘골드 러시’는 끝난 것인가?
미래에 우리가 중국에서 발견할 금맥은 전혀 다른 곳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우선 폭발적으로 확대될 소비시장이다. 중국은 2001년부터 투자와 수출에 함몰된 성장방식을 내수로 전환시키는 노력을 해왔다. 내수구조를 튼튼히 하려는 지난 10년간의 노력이 이제 가시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문화시장’도 기대되는 분야다. 2015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문화산업 비중을 현재 2.5%에서 5%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중국이 ‘문화창의산업’이라고 규정한 카테고리에는 영화, 예술은 물론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예술품 거래, 광고, 디자인 서비스 등이 포함돼 있다.
또 중국 당국은 환경보호, 신재생 에너지, 차세대 정보기술, 첨단장비제조, 바이오, 신소재, 대체에너지 자동차 등 7대 전략적 신흥사업을 미래전략산업으로 선정했다. 희토류, LED, 통신-인터넷-방송융합망, 석탄가스발전, 전기자동차, 우주항공, 차세대 반도체 등이 새 주인공이다. 2015년 이들의 국내총생산(GDP) 비중 목표는 8%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중국 경제의 미국 추월 시간표를 앞으로 6년 후인 2018년으로 당겼다. 그렇다면 미래 한ㆍ중관계 20년을 우리는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지금까지 수출기지로 활용했던 중국을 향후에는 제2의 내수시장으로 삼을 수 있는 전략을 짜야 한다. 최근 대한상의 재중투자기업 조사결과, 2011년 매출이 전년보다 10% 이상 오른 기업이 62%, 30% 이상 증가한 기업은 24%였다. 또 올해 최대 경영목표로 ‘내수시장 개척(72%)’을 꼽았다. 이 결과만 보면 우리 기업들은 새로운 한ㆍ중 경제 패러다임에 잘 적응해 온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 정부와 기업은 한ㆍ중 FTA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1인당 GDP 1만달러 시대에 걸맞는 제품도 만들어야 한다. 지난해 중국 연해도시 11개가 이 기준을 넘어섰으며 인구는 1억명에 달한다. 자동차, IT, 섬유업이 고르게 발달해 있는 이들 도시는 소비재와 서비스시장으로 구조가 전환되고 있다. 고급품과 한국산 중간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화보다 차별화에 주력해야 한다.
이제 양국은 상호보완적 경제구조에서 경쟁 속에 협력하는 관계가 됐다. 새로운 경제환경에서 신사업 기회 발굴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정치적으로 우리는 여전히 강대국 틈바구니에 낀 나라다.
그러나 경제적으로는 가장 큰 기회를 곁에 두고 있다. 수출역군의 활약상을 그린 ‘우리는 사는 줄에 서 있다’라는 책 제목이 떠오른다. ‘이제 다시 중국이다’를 외쳐야 할 때다.
부산외대 중국지역통상학과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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