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특별 정상회의를 열고 그리스 위기 해법을 논의했으나 사분오열된 채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시급한 현안인 그리스 사태를 놓고 회원국간 갈등만 심화시켰다는 분석이다.
특히 독일이 그리스의 경제개혁이 미흡했다며 요구하고 나선 재정주권 이양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치열했다.
3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조기 타결 기대를 모았던 그리스 손실분담협상(PSI)이 표류하면서 정상회담에서 결국 그리스 2차 구제금융안은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민간 부문 채권자들과 그리스 정부의 협의가 끝나지 않았다며, 결정 유보를 주장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가 앞서 지난해 10월 유럽 정상들이 합의한 대로 1300억유로 규모의 2차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서는 이 국채 교환 협상을 결론지어야 한다.
재정주권 이양에 대해서는 그리스가 강하게 반발하고, EU 수뇌부도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은 유로존 당국에 그리스 예산집행 결정에 대한 거부권을 주자는 독일 정부의 제안에 반대의사를 강하게 표명했다.
베르너 파이만 오스트리아 총리도 이날 “독일의 제안은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간다”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당사국인 그리스는 격하게 반발했다. 안나 디아만토플루 그리스 교육장관은 “그런 제안은 역겨운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 같은 반발 기류를 의식한 듯 이날 “논쟁은 그리스가 주어진 임무들을 달성하는데 유럽이 어떻게 도울 수 있는가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독일 쇼이블레 볼프강 재무장관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만약 그리스가 필요한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유럽에서 그리스를 지원할 자금은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리스가 강력한 경제 전면 개혁 가능성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압박한 것이다.
EU 정상들이 그리스 위기 해법에 관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함에 따라 유로존 위기는 한층 더 깊어질 전망이다.
앞서 메르켈 독일 총리는 PSI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기 때문에 이날 유럽 정상들이 그리스의 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최종 승인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메르켈 총리는 EU정상들이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 구성된 트로이카 실사단과 그리스 정부와 현재 진행중인 협상 결과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트로이카는 3개월 전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규모를 1300억유로로 정했지만 이후 그리스 경제전망과 재정 긴축 이행 실적 등을 고려해 수정 여부를 정해야 한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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