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의 가치는 얼마인가?” “미래의 거북선은 어떤 모양일까?” 그가 대학 신입생 선발 면접에서 던진 질문이다. 다소 황당하지만, 그는 논리력에 바탕을 둔 확실한 답변을 요구한다. 그리고 실제 엄청난 답이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R&D가 아니라 I&D를 지향합니다. 상상력에 기반을 둔 미래지향적 가치를 가진 기술을 만듭니다.” 그는 10년 안에 세계 5대 연구소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도 했다. 과학고 영재고 출신이 대부분인 이곳 학생들 가운데서도 ‘한국의 스티브 잡스’가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
7월이면 그가 대학으로 온 지도 딱 2년이 된다. 그가 이곳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고객론’이다. “우리는 학생이 교수를 선택합니다. 잘 못하면 학생들로부터 교수들이 선택을 못 받을 수도 있습니다. 교수들도 열심히 할 수밖에 없고, 그래야 좋은 학생도 오고 교수들의 위치도 더 단단해지지 않겠습니까?(웃음)”
이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를 퇴직한 후 잠시 서울대 초빙교수로 있었다. 당시 연세대학교에서 정교수로 오라는 제의를 받고 고민했다. 결국 당시 연세대 총장의 삼고초려 끝에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학교문화가 기업문화와 다르기 때문에 원래 안 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IT 명품인재 양성 프로젝트가 있는데, 기업가 정신을 가진 모험적이고 창조적인 학생을 만들겠다는 말에 짐을 쌌지요.”
그는 카이스트보다 이리로 오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자가 되려는 사람은 오지 말라고 했다. 그만큼 기술에 강한 실용 엔지니어, 창업인력 육성에 자신있다는 애기다. 여타 경쟁대학들보다 더 자유분방하고 창조적이라는 설명도 뒤따랐다.
IT에 기반을 두고는 있지만 인문학의 접목을 늘 중시한다고 덧붙였다. 잡스가 그토록 강조했던 그 인문학이다. 때문에 이 전 부회장은 공부 잘하는 학생보다 인성을 갖춘 가능성이 있는 학생을 선발한다.
박영훈ㆍ문영규 기자/par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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