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강력한 통제 필요”재차 강조 그리스“백기투항과 다름 없다”반발
양국 긴장고조에 시장신뢰 추락 우려 그리스 2차 구제금융에 걸림돌
독일이 ‘총만 들지 않았지’ 사실상 무력으로 그리스를 정복할 태세다.
독일은 다른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회원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리스에 대한 예산 통제권을 또다시 요구하고 나섰다.
당사국인 그리스는 강력 반발하고 있어, 자칫 양국 간 긴장관계가 유로존 재정위기의 빠른 해결을 기대하는 시장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처럼 ‘독일 천하’가 된 유로존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폐막한 직후 “재정위기국이 EU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강력한 외부 통제가 필요하다”면서 “그리스는 엄격한 감시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어 “유로존은 갈림길에 서 있다”며 “그리스의 긴축재정 이행능력이 향상됐다고 하지만 정작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앞서 독일은 그리스에 2차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재정주권을 유로존에 넘기라는 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 독일은 그리스가 보여준 실망스러운 행보를 고려하면 일정 기간 재정 주권을 EU로 넘겨 재정감독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리스 예산 통제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독일 정부의 입장은 재정 주권을 이양하라는 데서 한발 물러난 듯하지만 여전히 그리스 재정 권한에 대해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 정부는 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그리스 점령에 빗대 “이 같은 조치가 현실화된다면 ‘무조건 항복’과 다를 바 없다”면서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재정 통제권을 둘러싼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유럽 역내에서는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이 원활하게 지원될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최근 열린 EU 특별 정상회의에서도 재정 주권 이양에 대해 사분오열돼 그리스 사태를 놓고 회원국 간 갈등만 심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은 그리스 2차 구제금융 협상이 곧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폴 톰슨 책임자는 1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며칠 내 끝나는 것은 시간문제”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선거 이후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새로운 구제금융협정의 기본 틀과 목표들을 지키겠다는 보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판텔리스 카프시스 그리스 정부 대변인도 민간채권단 손실분담(PSI) 협상과 2차 구제금융 협상과 관련, “두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다”며 “협상 타결에 가까이 있다”고 밝혔다.
PSI 협상은 이르면 이날 마무리될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은행 및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다만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2차 구제금융 협상이 타결돼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도경 기자> / ko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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