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없는 행동, 인신공격, 외모지적 발언 등 막말과 이해불가의 행동들이 난무하기도 했지만 ‘짝’의 진정성은 ‘돌싱특집’을 통해 전해졌다.
3주간의 특집으로 방영된 ‘돌아온 싱글’ 편. 이제 겨우 20대 초반의 나이에 아이를 혼자 키우는 대학생 싱글맘, 어느날 밤 싸늘히 식어간 아이의 죽음을 감당하지 못해 헤어진 이혼남, 누구보다 깊은 상처를 안고 절실하게 짝을 찾기 위해 모여든 돌싱들의 이야기였다.
너무도 간절한 마음의 한 장들이 묻어났기에 제작진으로서는 담아낼 이야기도 많았다. 때문에 여느 때와 달리 한 주를 더 보탠 특집편 방송에서는 개인적인 사연들에 보다 가까이 카메라를 밀착했다.
많은 눈물들이 쏟아졌다. ‘돌아온 싱글’이라는 단어 이면에 감춰진 편견은 고스란히 상처가 됐다. 자기들 스스로도 ‘이혼은 나쁜 것’이라는 인식을 안고 있어 세상 앞에 ‘돌아온 싱글’이라는 화려한 수식어처럼 당당할 수 없었다. 뿐아니다. ‘시체처럼 굳어버린 아이의 죽음’ 앞에서 더이상 상처를 공유할 수 없음을 깨닫고 헤어지게 됐다던 출연자의 고백은 누구나 눈물을 흘릴 법했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미묘한 ‘조건의 차이’가 있었다. 20대 초반 대학생인 싱글맘, 이혼은 했지만 아이가 없어 미혼 못지 않게 가벼운 돌싱남의 모습은 이들 사이에서도 민감한 온도차를 보여준 사례였다.
단지 상처를 딛고 선 용기에 그쳤다면 재미는 덜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3주간의 돌싱특집은 ‘짝’의 속성을 여실히 보여주듯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를 능가하는 반전 만남으로 짜릿한 재미도 선사했다. 무려 15세의 나이차를 극복한 두 남녀는 사실 서로에게 악담을 퍼부었던 사이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남녀사이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는 불변의 진리를 보여준 에피소드였던 셈이다. 어느 상황에 터져나올지 모르는 리얼한 연애담이 전해준 재미였다.
12명의 돌싱들의 이야기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는 논란으로 빚어진 화제성이 아니었다. 누구나 한번쯤 가져봤을지 모를 제도이탈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공감’이라는 정서를 통해 완화했고, 상처를 딛고 일어선 모습에 인간애가 동했던 것이다.
이에 시청자게시판에는 ‘싱글맘과 미혼모의 눈물을 고스란히 보여준 부분에선 함께 울었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고, ‘이혼에 대한 상처를 딛고 수많은 사람 앞에 당당히 나선 것’을 응원한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스펙 따지는 싱글보다 상처있는 돌싱들 만남에 뭉클했다”는 반응은 이날 ‘돌싱특집’ 편을 단적으로 설명한 반응이기도 했다.
제아무리 ‘진솔한 인연 만들기’를 표방하는 프로그램이라 할지라도 ‘짝’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속물근성을 가장 밑바닥부터 끌어올렸다. 멀리 떨어진 외딴 곳에 갇힌 열두명의 필부필녀들은 눈에 불을 켜고 ‘의자왕, 의자녀’를 찾아냈다. 학벌, 집안, 외모, 직업 등 사랑을 평가하는 외적인 기준들로 쉽게 점수를 매기며 그 와중에 단연 돋보이는 사람들은 그날 최고의 인기녀, 인기남이 되는 것이다. ‘조건’에 연연한 만남이라는 전제는 ‘진정성’이라는 단어의 가치와는 위배됐으나 이날 ‘돌싱특집’은 공감과 위로, 사회적 인식에 대한 문제제기가 버무려져 ‘동물의 왕국’으로 비하되기도 했던 ‘짝짓기’ 프로그램에 진심의 박수를 보낼 수 있게 했다.
3주간 전파를 탔던 ‘짝-돌싱특집’은 첫 방송에서 10.4%의 전국시청률로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했고 두 번째 방송에서 9.7%, 마지막 방송은 10.5%(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의 전국시청률을 기록하며 방송을 마쳤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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