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사 A등급의 불편한 진실
신평 3사 A등급 비중 33%
전체기업 80%가 A등급 이상
신규 편입사 재무구조 취약
후한 등급 등 담합 의혹
제도적 관리 불가능 반박
이론적으로 기업신용등급에서 ‘A’의 뜻은 ‘우량하다’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A등급 기업이 반드시 우량한 것만은 아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거품이 꽤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A등급의 거품이 가장 심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신평사들은 신용등급 평가기준과 과정에 대한 이해부족이라고 항변한다.
동양증권이 5일 발간한 채권백서를 보면 2011년 말 기준으로 A등급 회사채의 비중은 32.9%, A등급 이상의 비중은 79.7%로 크게 늘었다. 불과 8년 전인 2003년 A등급이 25.7%, A등급 이상이 46.1%에 그친 것에 비하면 ‘급증’이란 표현이 어울린다.
그런데 실제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은 이에 걸맞게 좋아진 게 아니다. 동양증권이 기업의 재무구조와 수익성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3년간 각 등급별 이동평균 재무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AA 등급이나 BBB 등급 기업들의 재무구조는 개선되고 있으나 A등급 기업들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등급의 부채비율은 2003년(3개년 평균) 124.3%에서 20011년(3개년 평균)169.5%로 올라섰다.
강성부 동양증권 채권분석팀장은 “A등급 회사채의 증가는 금융위기 당시 재무적 곤경을 겪은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향에 인색했던 탓이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과 2009년 신평사들은 사별로 약 50여개 기업의 신용등급을 내렸는데, 지난 2002년과 그 이듬해 카드사태 때 80여개의 기업의 등급이 하향된 것에 비하면 소극적이었다는 얘기다.
강 팀장은 “BBB+에서 A-로 상향되는 기업이나 A+에서 AA-로 올라서는 기업들은 A그룹의 평균 재무구조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그런데 A등급을 유지되고 있는 기업들의 재무구조 개선 폭이 이를 상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다시 말하면 기존 A그룹의 재무적 개선은 더딘데, A그룹으로의 편입은 쉬워지면서 A그룹의 전체 재무구조가 흔들렸다는 설명이다. 내릴 기업은 내리지 않고 올리지 않아야 할 기업을 올린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동양증권은 또 지난 3년간 A등급이 전체 평가대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신평사 3사 모두 33% 수준으로 모아진 것도 ‘담합 의심이 끊이지 않는’ 원인으로 지적했다. 이와 함께 A등급 회사채의 경우 실제 시장에서 할인되는 폭이 다른 등급 대비 가장 큰 점도 문제로 꼬집었다.
이에 대해 박명수 나이스 신용평가 실장은 “신용평가라는 것은 단순히 재무위험만을 살피는 것이 아니라, 사업위험을 감안해 종합적으로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재무구조 개선만으로는 등급 판정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게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각사의 등급 판정 흐름이 비슷하다는 것 역시 신평사가 공정거래위원회나 금융감독원의 제도적 관리감독을 받고 있음을 감안하면, 구조상 담합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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