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스사·아벨재단 하이브리드차 관련 소송 제기

세계 견제 받을만큼 기술성장 완벽히 다른 독자적 신기술 “꼭 악재만은 아니다” 자신감 하이브리드 기술을 둘러싼 글로벌 자동차업체들 간의 경쟁이 특허 소송전으로 비화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최근 미국으로부터 소송을 당해 방어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관련 보고를 받고도 기뻐했다고 한다. 왜일까?

13일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최근 미국 파이스 사와 이 업체 주주인 아벨재단이 지난달 중순 제기한 하이브리드 특허 침해 소송과 관련한 검토 보고서를 보고받았다. 실무자들은 당시 삼성과 애플의 글로벌 특허전 향배가 관심을 끌던 상황이라,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라는 지시가 떨어질까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정 부회장은 오히려 크게 기뻐하며 웃었다. 현대ㆍ기아차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이 세계의 견제와 인정을 받을 만큼 성장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남양기술연구소 내 특허실 등이 파이스 사의 주장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현대차의 특허 침해사실이 전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회사로서도 소송을 당했다는 사실을 굳이 나쁘게 볼 이유가 없는 것이었다.

파이스 사는 앞서 도요타를 상대로도 하이브리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해 8년간의 공방 끝에 2010년 합의했고, 미국 포드에도 소송을 제기해 라이선스를 받기로 하고 합의한 바 있다.

정 부회장은 당시 “우리의 하이브리드 기술도 높은 위치까지 왔다”며 “완벽하게 (도요타와) 다른 기술이니까 이번 소송이 꼭 악재만은 아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소송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파이스 사는 현대ㆍ기아차가 자사의 동력 전달기술 특허 3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하이브리드 자동차 특허는 1997년 프리우스를 출시한 도요타를 비롯해 일본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약 8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5년간 하이브리드 기술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해온 도요타 등과 전혀 다른 독자기술로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에야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를 시장에 출시할 수 있었다.

현대ㆍ기아차가 독자 개발한 하이브리드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클러치(엔진의 동력을 잠시 끊거나 이어주는 축이음 장치)에 있다. 현대ㆍ기아차의 경우 엔진과 모터 사이에 클러치가 들어가, 0.6초 만에 엔진과 모터를 오가며 상황에 맞춰 양쪽의 동력을 이용한다.

도요타도 이 같은 클러치 기술을 적용하려고 했으나 1초 이상 변환 시간이 필요해 결국 도입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도요타는 클러치가 아닌 2개의 모터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양쪽의 동력을 번갈아 활용한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클러치가 사용될 경우 모터 용량을 적게 가져가도 큰 힘을 낼 수 있다”며 “전기 모드를 도요타는 시속 80㎞까지 사용할 수 있지만, 현대ㆍ기아차는 100㎞ 이상에서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소송 내용을 뜯어봐야 알 수 있지만 현대차그룹이 독자 개발한 한국형 하이브리드 기술력과 강화된 현대차그룹의 특허실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김대연 기자/sonamu@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