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시장이라지만, 외국계 증권사의 우리 시장을 보는 눈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1분기가 지나기도 전에 연말이나 연초에 내놓은 전망을 고친 곳이 세 곳이나 되고, 이들 각각이 보는 시각도 다르다.
가장 먼저 수정에 나선 것은 노무라금융투자다. 1월 연내 코스피가 1740에서 2050 사이에 움직일 것이라 내다봤던 노무라는 50여일 후인 지난달 23일 100포인트 상향한 2150을 코스피 상단으로 제시했다. 앞서 8일 6개월만에 코스피가 2000선을 넘긴 후 보름만이었다.
반면 그로부터 일주일 후인 3일 모건스탠리는 한국 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밑돌면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한국 시장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이 둔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틀 뒤인 5일 크레디트스위스(CS)는 또 모건스탠리 전망에 어깃장을 놓는 수정치를 다시 내놓았다. 이날 CS는 기존 코스피 전망치 상단을 2170에서 2270으로 100포인트 상향조정했다.
심지어 1분기가 지나기도 전에 전망이 아예 빗나간 곳도 있다. HSBC증권이 연말에 제시한 우리 시장의 코스피 전망치는 1700에서 2000으로, 이미 틀린 답이 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4월 분기 보고서에서 기존 전망이 수정될 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공식적인 회사 입장은 여전히 1700에서 2000을 고수한다”고 전했다.
비교적 밝게 전망한 골드만삭스(1800~2400)나 JP모간(2050~2200)도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시장이 워낙 대외 변수에 흔들림이 커 예측이 힘들다. 당장 1분기 바닥일 거라 전망했는데 2000선을 넘길 줄 누가 알았겠냐. 연간 예측이란 게 어렵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답이 무색하게도 정작 시장에서 이들 회원사 창구의 순매수 흐름은 비슷하게 흘러간다. 대부분이 기관인 이들 증권사의 고객들이 거래증권사 전망이 아닌 다른 판단근거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지난 7일을 기준으로 150일간, 60일간, 최근 6일간의 순매수액을 집계했을 때, CS와 노무라, HSBC, 모건스탠리 모두 150일과 60일간까지는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다 선물옵션동시 만기 일주일 전인 최근 6일간 매수세를 줄이거나 매도세로 돌아섰다.
최근 60여일간 노무라는 3951억원을 순매수했고, 골드만 삭스는 4586억원을, HSBC는 3501억원을 순매수했다. 한국시장에 부정적 전망을 내놓은 모건스탠리도 같은 기간 5381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계 증권사 창구 1위인 CS는 같은 기간 순매수량이 무려 2조 825억원에 달했다.
반면 최근 6일간 CS는 3131억원의 매도세로 돌아섰고, 특히 6일 하루만도 256억원을 매도했다. 모건스탠리도 최근 6일간 176억원을 팔았고, 노무라는 매수세를 유지하긴 했으나 45억원으로 규모를 크게 줄였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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