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요니를 좋아하나요?(Et mon Yoni, tu l’aimes?)’
인도에서는 여성의 성기에 ‘요니(Yoni)’란 신성한 이름을 붙인다. 프랑스의 디지털화가이자 아티스트인 요닐라브(Yonilab)는 이런 의미를 전혀 모른 채 이름을 지었지만 곧 자신의 무지를 만회하는 데 성공했다.
섹스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비디오게임 분야에서도 ‘데스 매치’를 애호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전혀 후퇴할 줄 모른다. 상대방을 어떻게 하면 재빨리 잘 죽이느냐에 몰두하는데, 여성들인 경우가 많다. 이들은 신속하게 욕구를 발산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그와 반대로 역할놀이, 모험이나 플랫폼을 즐기는 부류가 있다.
보통 그들은 6시간 내내 자신의 게임기에 찰싹 달라붙어 있다. 제2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푸른색 메가 마테리아를 꼭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강박관념에 빠져 비밀의 장소를 찾아내기 위해 이 벽 저 벽을 두드리면서 가상공간을 돌아다닌다.
이런 게이머 타입으로 요닐라브를 분류하자면 그는 ‘라라 크로프트(Lara Croft)에 미친’ 타입이다.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몇 가지 징후가 있다.
A. 당신은 ‘레벨 7’에 있다. 당신은 벌써 3번이나 자판을 바꿨다.
B. 당신은 쇼핑센터 중심에 서서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에스컬레이터를 타지 않고 신선한 요구르트 판매대까지 가려면 음료수 자판기를 벽으로 민 후 그 위로 올라선다. 그런 다음 바로 위층까지 기어올라간 후 반이층(半二層)을 통해 껑충껑충 뛰어내리면서 빗물받이 홈통에 달라붙는다.’
C. 라라의 프랑스어 목소리가 대역 목소리라는 사실을 당신이 알게 된 이후부터 당신은 샌드라 불럭의 모든 영화를 빌려본다.
요약하자면 요닐라브는 놀이에 대한 감각을 지닌 여성들을 좋아한다. 스팽크레스토바르(Spank Restaubarㆍ여기서 Spank는 ‘엉덩이를 이용한 성교’를 뜻한다) 전시장 벽에 걸린 요닐라브의 그림들은 남근으로 무장한 ‘소녀들’ 혹은 맵시있고 귀여운 ‘센티멘털한 여자애들’ 모습으로 채워져 있다. 완전한 핑크빛 바탕에 비키니를 입은 여성 살인청부업자와 유사하다.
일본 만화와 팝아트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요닐라브의 그림은 젖먹이 시절부터 일본 프로그램의 세례를 받은 세대의 공통점을 지닌다. 일본 프로그램에는 ‘더없이 고약한 여자들’, 섹스토이와 조이스틱이 차고 넘쳐난다. 그다지 비싸지 않고 유쾌한 그림들, 행복한 색깔들로 채워진 그림들이 만들어졌다.
그림 속에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소녀들을 매혹적으로 만드는 무수한 암시가 등장한다. 입에서 사탕을 빼낼 때 하수구에서 물 빠지는 소리를 내는 츄파춥스 막대사탕이 좋은 예다. 권총도 비슷한 역할을 한다.
요닐라브의 그림에 등장하는 소녀들은 대개 실재하는 인물들이다. 직접 그들을 만나 사진을 찍거나 받은 것이다. 그는 마이스페이스에서 만난 소녀들의 자화상을 바꾸거나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한 에로틱한 이미지 혹은 포르노 사진을 변형시킨다.
이런 사진들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고 수정하고, 형태를 변화시키며, 독특한 인물을 재창조하기 위해 뒤섞는 방식이다. 그 다음 포토샵 스타일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것처럼 화폭 위에 아크릴 수지로 단색조나 투명함을 만들어낸다. 스텐실과 활판 인쇄를 이용해 ‘스트리트 아트’ 방식으로 다시 작업하는 것이다.
“내 스타일은 ‘팝 에로틱’입니다. 보다 세분하자면 ‘핑크 페티시’ ‘다크 핑크’ ‘카와이’ 등으로 규정할 수 있죠. 어쨌거나 나는 싸움에 몰두하고 있는 여성의 이미지를 보여주려 합니다. 그건 새로운 자리를 위한 싸움이고, 코드나 판에 박힌 이미지에 맞선 싸움이며, 어떤 의미에서는 확신을 위한 싸움이죠.”
요닐라브는 여성들이 남근이라는 상징을 독점하고 있는 모습을 그림에 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남녀관계가 뒤집힌 것 같지만 이런 도시적인 게릴라들에 의해 더 안정적인 상황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혹적인 여전사들’을 찬양하는 요닐라브는 사디 마조히즘을 상상하면서 마음껏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요닐라브 눈에는 사디 마조히즘이 단지 역할놀이에 불과하다. 섹스ㆍ비디오게임과 마찬가지로 고약하거나 혹은 친절한 아바타와 더불어 즐기는 가상의 공간에 불과한 것이다.
“상대를 유혹하는 게임 역시 군대의 전략을 닮아 있습니다. 퍼레이드로부터 최종 진격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공격을 가늠하고 적절한 순간에 후퇴할 줄 알아야 하죠. 의식적이든, 전적으로 무의식적이든 이런 게임은 남녀관계의 기본입니다.
극도로 섬세한 유혹게임은 무수한 인간관계와 마찬가지로 아주 동물적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도 게임이니까, 적을 물리치는 것보다 하나의 위치를 확보하고 대상으로부터 일정한 몫을 얻어내는 게 중요하죠.”
‘요닐라브 그라픽스페인츠(Yonilab graphX’paintz)’ 전시회는 지난해 스팽크레스토바르(파리 제13구 알베르(Albert) 가 85 비블리오테크 지구에 소재) 공간에서 열렸다.
(이미지는 요닐라브의 작품)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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