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 BBK 김경준 ‘기획입국설’의 빌미가 됐던 가짜편지를 쓴 신명(51)씨가 미국 로스엔젤레스를 거쳐 26일 오전 베이징 셔우두(首都)공항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동안 미국 텍사스에 머물고있던 신명씨는 베이징을 거쳐 한국에 들어가 조사를 받기위해 이날 중국에 입국했다. 헤럴드경제는 공항에서 단독으로 신명씨를 만나 심경을 물어봤다.
그는 가짜편지의 ‘진실’을 밝히겠다면서 그동안 모아놓은 엄청난 분량의 자료들을 근거로 조목조목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한국에 언제 귀국할 생각인가
▶이달말쯤으로 예정했지만 입국을 해야할 지, 말아야할 지 망설이고 있다. 이미 검찰과는 이달말께 한국으로 들어가 조사를 받기로 조율된 상태다. 그렇지만 아직 마음의 결정을 하지못한 상태다. 베이징에 머무는 동안 좀 생각을 해봐야겠다. 입국을 하지않는다면 검찰조사를 회피하는 꼴이 되고, 입국을 한다면 내가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고민중이다.
-왜 망설이는가
▶가장 큰 이유는 홍준표 새누리당 후보 측이 나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고발했기 때문이다. 잘못하면 내가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기획입국설’의 진실을 밝히도록 이야기를 한 것인데, 본질을 벗어나 엉뚱하게 선거법 위반으로 엮이는 신세가 됐다. 나는 홍 전 대표를 이번 총선에서 낙선시키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 오로지 가짜편지의 진실규명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다. (수감중인) 형(신경화)을 위해 빨리 끝내고 싶었는데 선거철이 되니까 또 휘말리는 상황이 됐다.
-만약 한국행을 결정하면 언제 입국할 것인가
▶이번 일을 빨리 매듭짓고 싶은 마음이다. 총선이 끝나면 이어서 대선이 있는데 이번 일이 계속 정치적 이슈가 될 것으로 보기때문이다. 한국에 가겠다고 결정한다면 조사결과가 총선에 별 영향을 주지않도록 날을 정해 귀국할 생각이다. 입국해 검찰조사를 받으면 내가 알고있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할 것이다. 이를 통해 이번 사안이 깨끗하게 마무리되기를 바란다.
-‘알려지지 않은 배후’를 폭로하겠다고 했는데
▶홍 전 대표가 가짜편지의 입수경로를 밝힌다면 모든 문제가 끝난다. 그렇지않다면 다음달 5일 서울에서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 수 밖에 없다. 나를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한 마당에 나도 대응을 해야하지 않겠는가. 그 자리에서 내가 알고있는 ‘알려지지 않은’ 배후인물과 윗선이 누구인지 밝힐 생각이다. 이를 입증할 정황을 알고 있다. 어쩔수 없이 내가 배후인물을 밝힌다면 국정혼란이 야기되고 정치적으로 또 이용될 수 밖에 없다. 가급적 나는 형을 위해서라도 그 여파를 피하고 싶다.
-편지를 쓰라고 시킨 양모씨와는 연락이 되는가
▶양모씨는 대학등록금을 대주던 아버지나 다름없는 분이었다. 양씨가 타자로 친 편지문안을 가져와서 그대로 쓰라고 했을 때 별 생각없이 수락 하고 썼다. 그런데 사건이 터지면서 양씨와의 30년 인연이 엉망이 됐다. 지금은 전혀 연락하지않고 있다. 만나고 싶은 마음도 없다. 형은 오는 10월 만기출소할 예정이다. 그때면 대선이 다가온다. 그러면 또 한바탕 홍역을 치를 것 같다는 생각이다. 동생으로써 형한테 정말 못할 짓을 반복할 것 같아 미안한 생각이 들 뿐이다.
-끝으로 하고싶은 말은
▶어찌됐든 가짜편지를 들고 이것이 기획입국설의 결정적 증거라고 흔들면서 수사의뢰한 정치인(홍준표)이 있다. 그는 누가 이 편지를 책상에 놓았는지 기억이 안난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나는 홍 전 대표가 내가 쓴 편지를 어떻게 입수하게 됐는 지를 반드시 밝혀야한다고 생각한다. 또 나는 왜 이런 사실을 말했다고 허위사실 유포죄로 고발을 당해야 되는 지 이해가 안간다. 편지를 대필한 나는 당연히 처벌받아야한다. 그러나 진실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처벌받는것은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나와는 일면식도 없다고 하는 홍 전 대표가 어떻게 내가 쓴 가짜편지를 입수하게 됐는지 밝히기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반드시 이 부분은 상식선에서 규명돼야한다. 나와 형을 이용한 공작정치가 다시는 발생되지 않도록 진실을 밝히고 싶을 뿐이다.
/py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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