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선 넘으면 매도로 하락반복 랠리일수 점점 줄어 올핸 17일불과 일부선 “당분간 악재없어 다를것”

‘이번엔 다를까?…’

코스피가 답답한 ‘박스피’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주식시장에선 ‘2000선의 저주’, ‘시시포스의 공굴리기’란 자조섞인 인식이 만연해있다.

때문에 길게보면 지난 2007년 7월25일 사상 첫 돌파(2004.22p)이후 9년째, 단기적으로는 2011년 이후 5년째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면 번번이 차익실현 매물이 흘러나오면서 주가가 되밀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9년째 코스피 2000선을 탈환한 것만 50여차례에 달한다. 이같은 박스피 학습효과로 이른바 ‘1900선 매수↔2000선 매도’ 전략이 백전백승의 투자 룰이 되고 있는 것이다.

▶코스피 2000랠리일수, 5년래 최저=14일 헤럴드경제가 지난 2011년부터 지난 13일까지 2000포인트를 넘은 거래일수를 조사한 결과 올해 2000랠리 일수가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2000포인트를 넘은 일수는 128일이었다. 2012년엔 47일이었고 2013년엔 70일이었다. 2014년은 81일, 지난해는 가장 많은 134일에 달했다. 그러나 올 들어 현재까지는 17일에 불과하다.

지난 5년 동안 2000선 이상에서 가장 오랜 기간 랠리를 이어간 것은 지난해 3월 17일부터 8월 10일까지, 102거래일 동안 이어간 것이다.

하지만 올해 가장 긴 2000포인트 랠리는 지난 4월 14~28일로 11거래일에 불과하다.

지난달 8일 2027.17을 연고점으로, 2100선은 문턱에서 좌절해야만 했다. 때문에 올해 상반기도 여전히 ‘박스피’에 머물렀다는 지적이다.

지리한 박스피 공방에서 코스피가 2000선을 넘은 것은 올해 벌써 4번째다.

윤정선 현대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우리증시는 작년 연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중국의 성장둔화 우려에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라는 험난한 매크로 환경을 지나면서 ‘박스피’라는 별명을 피하기가 어려워진 듯 하다”고 진단했다.

▶2000선 깨지던 날은… 여지없는 ‘개미지옥’=코스피 2000선이 ‘두려운’ 이유는 언제 깨질지 모르는 불안감 때문이다. 특히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크지 않은 개미(개인투자자)일수록 더욱 그렇다.

지난 3년 간 코스피 2000선이 무너지던날 손실을 보는 쪽은 항상 개미들이었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코스피 2000포인트가 깨진 것은 모두 21번이다.

각 투자주체별로 순매수ㆍ순매도를 살펴보면, 이 중 기관이 순매도한 것은 17차례, 외국인 투자자들은 10차례였다. 개인은 순매도가 단 한 번도 없이 모두 순매수를 했다.

▶‘습관적’ 매도 vs. 밋밋한 경기흐름=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코스피가 2100선을 뚫지 못하는 것은 코스피가 2000선을 넘으면 차익실현을 위한 투자주체들의 습관적인 매도가 이어지기 때문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 년 간 박스피에 머물다보니 2000포인트를 계속 유지하고 상승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어서 국내 투자자들이 습관적으로 매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과거 패턴으로 보면 2000선 넘어 환매가 들어오기 시작해 2100까지 계속 환매가 들어오는 현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해서는 “외국인들은 한국을 이머징(신흥국) 시장의 하나로 보고 접근하는데, 외국인들은 매매패턴을 박스피에 놓고 습관적으로 매도하지는 않는다”고 봤다.

정훈석ㆍ박경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박스피의 근원적 요인을 경기흐름에서 찾았다.

두 연구원은 “장기 박스피의 배경 중의 하나로 일직선에 가까운 밋밋한 경기흐름을 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2012년 이후 경기동행지수 전년동월비를 보면, 과거와 달리 2%에서 4%까지의 좁은 등락에서 갇혀있는 모습이고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기준선인 100을 중심으로 상ㆍ하 1.0 이내의 변동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면서 “경기순환이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번엔 다르다(?)=그러나 일각에선 이번 코스피 2000선 돌파가 과거와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김일구 센터장은 “글로벌 여건이 얼마나 우호적인지가 핵심”이라며 “글로벌 시장이 브렉시트라는 큰 악재를 넘어섰고, 이후 각국의 재정정책 부양 의지가 높아진 상황인데다 단기적으로 미국의 금리인상과 같은 악재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어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에서도 추경이나 여러 재정부양계획을 내놓은 상황이어서 향후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 센터장은 “이머징 시장의 상승탄력이 과거와 다르게 상당히 강하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머징 시장의 상승세에 베팅하는 경향이 강하고, 결국 국내 투자자들도 따라가지 않겠냐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건은 2100 이상으로 올라가는 것”이라며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문영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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