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엎친 데 덮친 격’

국내 주식시장에 환율이 새로운 복병으로 등장했다. 4일 원ㆍ달러 환율은 유로존 불확실성에 G2(미국ㆍ중국)의 경기둔화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1183.3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업계는 그리스 2차 총선 전 일시적으로 1200원선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하고 있지 않다. 국내 경기 지표와 무관히 대외요인에 따라 오른 만큼, 유럽과 미국, 중국 등 대외 악재에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일시적으로 환율이 1200원선을 상회한 후 하반기 1080원선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추세적으로 나타난다는 데 있다. 올초 1120원대에 머무르던 환율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이슈 후 급격히 상승하면서 지난달 25일에는 올들어 최고점인 1185원을 찍었다. 5월 한달간 원ㆍ달러 환율의 오름폭은 4.45%를 기록했다. 글로벌 자금이 달러를 선호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 기간 한국 증시에서 외인들은 빠르게 자금을 빼내갔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7837억원을 팔아치웠다. 지난달 외국인은 이틀을 제외한 모든 거래일에서 매도 우위를 보였다.

글로벌 펀드 자금의 유출도 두드러졌다. 5월 마지막주 글로벌 펀드 환매는 12억7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3주 연속 순유출을 이어갔다.

이민정 삼성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으로의 선호가 두드러지면서 신흥시장에서 한주간 환매 규모는 11억5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4주 연속 환매를 보였다”면서 “반면 미국 MMF와 채권펀드, 금 펀드로는 자금이 견조하게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달러화 강세가 미국의 수출 기업들에게 부정적이고 결과적으로 미국 소비 경기 위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도 우리 시장엔 악재다.

미국 통화 가치가 높아지면 미국 경제를 이끄는 두 축인 고용과 소비에 빨간 불이 켜지고, 당장 미국 주가 하락과 미국계 투자자금이 국내 증시를 등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글로벌 자금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점차 강화되는 추세다. 1일(현지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45%로 사상 처음으로 1.5% 아래로 내려갔다. 10년물 금리는 경제위기가 본격화하기 전인 2007년 6월 5.3% 수준을 보였고 20년간 평균 수치는 4.96% 수준이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의 고평가와 위험자산의 저평가 인식이 확산될 수 있는 국면으로 진입이 예상된다”면서 “인위적인 유동성 확산 정책이 없다 하더라도 대표적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의 투자매력도는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적인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도 지난 1일 한국의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올려잡으며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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