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눈을 돌려라. 고생이 돼도 부딪혀라. 제2, 제3의 김우중이 되라"

[헤럴드경제=조진래 선임기자]“제2, 제3의 김우중이 나오길 기대한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난 해 12월5일 아주대, 최근에는 경기도 용인(대우고등기술원)과 베트남 하노이에서 미래의 젊은 창업지원자들을 만났다. 김 회장은 특히 지난 2월2일을 시작으로 매달 한 번 씩 베트남 현지에서 학생들과 만나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이들은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주관으로 베트남 국립달랏대학교에서 현지화 수업을 듣고 있는 39명의 한국 연수생들이다.

김 회장은 이들에게 ‘제2, 제3의 김우중이 되어 달라“고 주문했다. 패기와 도전정신으로 똘똘 뭉친 창업가를 꿈꾸라고 권한다. “좀더 치열하게, 보다 크게 멀리 보라”고 주문한다. 그는 “절실하면 기회가 온다”고 했다. 그는 지금 절실해 보인다. 그에게 다시한번 명예회복의 기회가 올 지 궁금하다.

“한국 사람들은 머리가 좋고 승부수도 있다. 그러나 끈질기지 못하다. 사람이 절실하면 방법을 찾게 되어 있다. 무엇이든 찾으려 애써라.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그리고 항상 상대방을 위해 정성을 쏟아라. 그러면 안될 일이 없다.”

김 회장이 글로벌 예비창업자들에게 늘 강조하는 말이다. 좁은 한국 땅에서 길을 찾으려 아웅다웅하지 말고, 과감히 해외로 나가 부딪혀 보라고 주문한다. 마치 자신이 그랬던 것 처럼.

김 회장은 "모든 사람이 리더가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하겠다는 생각만 있으면 가능하다. 그러나 불가능한 것을 갖고 무모하게 덤벼선 안된다. 어느 정도 반복해 노력하면 감각적으로 될 지 안될 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일을 하려면 미쳐라. 리더가 되려면 밑에서 부터 경험을 쌓아서 일을 알고 시킬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담보가 없더라도 신용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극구 강조했다. 손님이 무엇을 원하는 지 알아서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나라는 베트남이라고 단언했다. 무엇보다 사업하기가 쉽다고 했다.

특히 김 회장은 세계경영의 창시자 답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에 많이 진출하는 게 좋다. 우리나라 사람 20만명만 모이면 회교하고 싸울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베트남, 그리고 이 예비창업자들이 그 첫 걸음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일까.

그는 “앞으로 동남아에 진출 많이 하고 지도자가 잘 나오면 유럽이나 미국보다 잘 될 수 있다. 아직 덜 발전한 나라에서 고생을 좀 하면 기회가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길게 보면 남북이 통일될 것이고 북한 시장이 아시아 시장에 들어오면 우리 시장하고 똑같아 진다. 동남아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전체 아시아시장을 바라보라”고 주문했다.

김 회장은 글로벌 사업가가 되려면 3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얘기했다. 첫째는 말(언어)이다. 말이 통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지인들과 얘기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야 현지 문화와 사람들의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두번째는 일을 시키고 나서 일을 어떻게 하라고 말하지 말고, 알아서 찾아서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지인과 어울려 일 하면서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무를 익히는 게 그래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회사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라고 조언했다. 현지 회사에서 충분히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일한 후, 긍극적으로는 내 회사를 창업해 고용을 늘리는 일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 연수생이 대우그룹사의 곡절을 아는 듯 “인생에서 힘들다고 생각할 때는 언제였나”라고 질문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일에 미쳐서 힘든 적이 없었다. 어려운 것을 해결해 일을 성공하면 희열을 느낀다”고 답했다. 안된다는 생각을 해 보지 않았기에, 늘 되는 길을 찾아 성취감을 얻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대우라는 거대그룹을 키우는 과정에서 어찌 힘든 일이 없었을까. 그는 “대우조선을 인수했을 때가 제일 힘들었다”고 실토했다. “회사가 실적은 없는데 노사분규가 있었다. 새벽 2~3시까지 노동자들과 밤새도록 얘기했다. 들어줄 것은 들어주고 안되는 것은 안된다고 얘기했다. 그리고 대우의 사업장 투어를 시켜 주었다. 노동자들을 이해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분규와 관련해 “일을 시키면 확인을 꼭 해야 한다. 또 자신이 몸소 실천해서 보여줘야 한다. 회사 음식이 나쁘다고 해 내가 직접 밥을 먹으러 같이 돌아다녔다. 노조가 거짓말이라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상황에 대처해 나갔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노사문제를 마무리한 대우조선은 이후 현재까지 괄목할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김 회장은 “대우는 기계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마무리가 깨끗했다. 그래서 선주들이 좋아했고 친하게 되어 대우조선이 성공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예비 창업자들이 3,4년 후 만들게 될 기업들은 모두 중소기업이다. 때문에 김 회장은 이들이 만들 중소기업의 가치와 미래에 대해 각별히 많은 조언을 해 주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생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의 “중소기업 200개 정도 생기면 대기업을 기술로 많이 도울 수 있다. 그렇게 역할 분담을 하는게 좋다”고 말한다. 대-중기 협력 모델의 하나다. 그러면서도 “우리 사회에서는 반 강제로 돈을 환원하게 함으로써 서로간의 공생을 지속적으로 하지 못한다”는 뼈있는 말도 잊지 않았다.

중소기업인의 자세에 대해서도 각별히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는 “처음에 필요한 것은 자신감을 얻는 것이다. 핵심적인 것에 중점을 두어라. 어떤 분야에서 그 회사 만이 할 수 있는 최고가 있다면 그 회사는 성공한다. 한 분야를 전문적으로 파고 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자영업자들은 부품만 남품을 하면 망하지 않는데 다른 곳에 투자해서 망한다. 돈 좀 벌었다고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것은 기본 자세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고 비판했다. 특히 “중소기업을 하려면 전부를 다 알아야 한다. 직원을 잘 뽑고 키워야 하며 업무 구석구석을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중소기업은 한 사람이 하다 보니 안이하게 운영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의 강연을 놓치지 않고 들은 한 연수생은 이렇게 말했다. “김우중 회장은 그의 꿈을 이루게 해 줄 이들로 우리를 선택했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의 인생을 건 것이기도 하지만, 김우중 회장의 꿈을 건 것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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