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스마트폰에 몰두한 사람들을 많이 본다. TV를 보기도 하고, 게임을 하기도 하며. 웹서핑으로 뉴스를 읽기도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스마트 디바이스 덕분에 우리 생활은 더욱 편리해지고 있다. 드라마나 스포츠 중계 본방 사수를 위해 허겁지겁 TV 앞으로 달려가지 않아도 된다. 지난 뉴스를 읽기 위해 몇 주간 쌓아둔 신문뭉치를 뒤적거리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면 IT의 발달로 급속 진화하는 미디어의 미래상은 어떤 것일까?

2020년. 사람들은 여전히 스마트폰에 몰두하고 있다. 아니 이제는 스마트폰을 ‘미디어폰’이라고 부른다. 언제 어디서든 미디어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인터넷 속도는 더 빨라지고 화면은 커졌지만 무게는 100g이 채 안 된다.

사람들이 주로 보는 것은 개인 채널이다. 일방적으로 제공되는 대중TV 채널은 재미가 없어 더는 찾지 않는다. 지상파TV 평균 시청률은 한자릿수가 된 지 오래다. 대신 개인이나 1인 벤처가 제공하는 동영상 채널을 주로 본다. 개인이 모바일방송국을 통해 자신만의 채널을 만들 수도 있다. 종합편성 채널처럼 다양한 내용을 제작할 수도 있고, 여행ㆍ영화ㆍ골프 같은 전문 채널도 가능하다.

이런 개인모바일 채널이 2020년이면 1만개에 이를 전망이다. 하지만 콘텐츠 질이 떨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지상파에서는 없는 심도 깊은 정치 뉴스에서, 시청자 의견을 실시간 반영해 진행되는 양방향 드라마까지 전혀 새로운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한다.

신문이나 잡지는 ‘페이퍼PC’ 하나면 해결된다. 태블릿PC보다 더 얇고 가벼운 페이퍼PC의 등장 덕분이다. 각 분야 전문기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바로바로 기사를 작성하고, 클라우드를 통해 가칭 ‘K-Paper’라는 통합 서버로 전송된다. 그러면 회원 등록한 유저들에게 기호에 맞는 맞춤형 신문이 제공된다. 월 700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으로 무궁무궁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 미래의 가장 각광받는 미디어가 될 것이다.

분야별 선호는 물론, 나이ㆍ성별ㆍ지역 등을 고려해 이용자에게 가장 유용한 정보만을 선별, 일목요연하게 제공하니 바쁜 현대인에게는 최고의 정보 수단이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K-Paper는 친구들이 SNS로 추천한 콘텐츠로도 신문이나 잡지를 만들어볼 수 있다. 지상파뉴스나 종이신문보다 이런 방송과 신문에 더 신뢰가 가고 재미가 붙는다.

2012년. 스마트폰 이용자 수가 2500만명을 넘어서고, 태블릿PC 역시 국내 판매 대수가 100만대를 돌파하면서 본격적인 ‘1인 1미디어 시대’가 열렸다. 미디어의 개인화로 ‘손 안의 TV’라는 모바일TV 이용자도 급증해 벌써 700만명을 돌파했다.

태블릿PC 이용자의 35%는 아예 TV를 태블릿PC로 시청한다고 한다. 각자의 공간에서 미디어를 즐기는 ‘포켓미디어’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사라진 포켓미디어는 이용자들의 자발적 참여 속에 최적화된 소셜미디어를 지향한다.

미래의 미디어는 매스에서 개인으로, 즐기는 미디어에서 참여하는 미디어로 진화하고 있다. 2020년의 상상이 상상으로 그치지만은 않을 것 같다.

<김재필 KT경제경영연구소 기업전략3팀장> /kimjaepil@k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