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물류센터 PB상품 등 직접배달 직거래·공동구매 통해 단가 15% 절약

[제주=조문술 기자] 지난달 29일 제주시 이호2동 제주도슈퍼마켓협동조합 공동도매 제1물류센터. 수십대의 트럭이 제주 전역으로 배송될 물건을 분주하게 싣고 있다.

1989년 설립된 이 센터는 각종 공산품은 물론 청과 채소, 수산물 같은 신선식품을 포함해 7000여가지 품목을 취급한다. 제주지역 내 239개의 슈퍼조합 공동브랜드인 ‘코사마트(KOSA MART)’와 ‘나들가게’에 공급된다. 전날 오후 3시까지 주문받아 다음날 아침 물건을 구해다 배송해준다.

제주슈퍼조합은 2009년 9월에는 바로 옆에 제2물류센터도 완공, 코사마트란 자체 브랜드(PB)의 농ㆍ수산물을 분할 포장해서 공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물류센터는 월평균 30억원, 연간 36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이 물류센터 덕분에 생산자 직거래 및 공동구매를 통해 슈퍼조합 회원은 단가를 15%가량 절약할 수 있다. 상품 공급원가가 대형마트와 비슷하거나 더 저렴한 수준이란 게 물류센터 측의 설명이다.

제주지역에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아직 발붙이지 못하는 것도 이런 경쟁력 덕분이다. 즉, 물류센터가 골목상권 수호와 물가안정에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특이한 것은 물류센터가 영업점에 직접 물건을 배달해준다는 점. 육지처럼 슈퍼마켓이 직접 차를 몰고 와서 물건을 사가는 구조로는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인구 57만명에 불과한 제주도에는 대형마트만 7개, 중소형 슈퍼마켓 800개, 편의점이 770개에 이른다. 일자리가 육지보다 적어 한 마디로 살벌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서귀포 지역의 대형마트는 모두 적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병선 제주슈퍼조합 이사장은 “배송ㆍ창고 기능이 통합된 물류센터는 제주가 유일하다”며 “조만간 축산물과 수산물도 본격적으로 취급해 회원 슈퍼마켓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55개에 이르는 슈퍼조합은 물류센터 17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제주슈퍼조합 물류센터는 대지면적 1만1468㎡에 연면적 5576㎡로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아쉬운 점은 여타 지역과 달리 지자체의 지원이 적다는 것. 물류센터 건립에는 일반적으로 정부, 지자체, 조합 자부담이 비슷한 비율이나 제주 물류센터에는 총액(3776억원) 중 자부담이 2539억원으로 65%나 된다.

전통시장과 달리 상대적으로 도(道)의 관심과 지원이 적다는 불만이 제주 슈퍼조합 회원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다.

조 이사장은 “물류센터는 SSM 진출을 막고 대형마트와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줘 지역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순기능이 크다”면서 “도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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