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순경으로 시작,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사기범 일망타진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경찰이 제 천직이었나 봅니다. 생일날 순경으로 일을 시작하면서 저는 경찰로 다시 태어난 셈이죠”
2일 경찰청에서 열린 제66주년 여경 창설 기념행사에서 ‘올해의 으뜸 여경’으로 선정돼 1계급 특진을 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김미정(49) 경감은 경찰이 자신의 운명이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지난 1986년 5월 1일 자신의 생일에 경찰에 입직한 김 경감은 이전까지 화장품 회사에서 경리일을 보고 있었다. 김 경감은 집회ㆍ시위가 만연하던 당시 지하철역에서 나오는 길에 우연히 마주친 교통경찰 복장이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1986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1988년 올림픽 유치가 결정된 시점에서 대외적으로 불안한 국내 치안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올림픽 전종 요원을 선발하던 시기와 맞물려 김 경감은 그렇게 경찰 시험에 응시해 합격, 경찰로서 업무를 시작했다.
김 경감은 “경찰이 되는 운명이었다고 느꼈던 게 경찰학교 교육생 번호도 간첩신고 번호인113이었다”며 멋쩍어했다.
처음 배치된 곳은 서울 남부경찰서(현 금천경찰서). 당시 김 경감은 ‘남부서 최초의 교통 여경’이 됐다. 교통 분야에서 7년 정도 근무한 뒤, 경무, 외사, 보안 등 다양한 부서에서 근무했고, 지금까지 12년간 수사 분야에 종사해 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근무한 지난 3년 동안에만 총 148건의 사건을 맡아 420명의 범법자들을 검거했다.
김 경감이 수사했던 사건들은 화려하다. 대형마트 업주들에게 15억을 갈취해 피해자를 자살에까지 이르게 한 조폭사기단, 방청객으로 출연시켜주겠다며 주부 5200명을 속인 연예기획사 대표, 문화재 3500여점을 해외로 유통한 밀반출 사범 등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다.
특히 남자 경찰들은 다루기 어려워 포기했던 여성 성기수술 보험사기 사건을 여성 특유의 세심함으로 조사해 피의자 64명을 검거하기도 했다.
김 경감은 후배 여경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노동강도가 다른 일에 비해 강하고 특히 여경들은 결혼, 출산 등으로 업무 연속성이 끊기면서 조직에서 눈치를 보는 경향이 있다”며 “육아휴직 등을 과감하게 사용하고 당당하게 일하라”고 당부했다.
김 경감은 “남자들을 흉내를 낼 필요는 없다. 단순히 남자들을 흉내내면 남자 수준에 머물 뿐이다. 여성의 장점을 최대한 이용해 여성 특유의 에너지를 끌어내 이를 활용하라”며 “이제 저는 정년까지 10년 정도 남았는데, 후배들은 꿈을 더 높게 잡고 더 노력하라”는 당부도 빠뜨리지 않았다.
올해로 창설 66주년을 맞은 여경은 지난 1946년 5월 15일 최초 모집 이후 현재 7194명(전체 경찰관 10만2264명 대비 7.0%)이 각 분야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thle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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